[건설IN] 노조반발·해외수주부진..중흥, 대우건설 잘 산걸까?

정광윤 기자 2022. 1. 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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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기업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세간에 종종 회자되는 얘기입니다. 

최근 쌍용자동차를 품에 안은 에디슨모터스가 대표적인 케이스죠. 

건설업계에도 이런 새우가 있습니다.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중흥그룹 얘기인데요. 

명실상부한 시공능력 평가 5위인 굴지의 대형 건설사를 몸집이 적은 지방 중견건설사가 인수에 나선다고 하니 여러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수를 잘할 수 있겠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반영하듯 인수 과정에서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당장 대우건설 노조 측이 인사권과 고용 보장, 독립경영 등을 중흥에 요구하고 나섰고요. 

부진한 대우건설 해외수주 실적을 놓고 과연 잘 산 게 맞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정광윤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노조 반발로 현재 주춤해진 상황이라고요? 

[기자] 

중흥과 대우건설 노조 양측 모두 고용보장과 독립경영에 대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독립경영과 관련해 노조 측은 별도 법인과 사명 유지, 인수 종료 후 3년 간 내부 출신 대표이사 선임, 집행임원 선임 시 외부인력 최소화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중흥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보장도 난항입니다. 

노조는 재직 중인 조합원의 고용보장을 요구한 반면 중흥은 이에 대해 확답을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흥은 경영권과 인사권 등을 침해하는 사항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조가 중흥건설과 타협점을 못 찾으면서, 장외집회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조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인데요.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내정자가 광주 중흥건설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을 만나 협상 재개를 설득하고 있지만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노조 리스크와 더불어 부진한 대우건설 해외수주도 업계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죠? 

[기자] 

대우건설의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총 6억 3500만 달러로 1년 전 39억 달러에서 무려 84%나 급감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나 현대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대부분 지난해 수주액이 줄긴 했지만 대우건설의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액 순위도 재작년 4위에서 지난해 11위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대우건설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건 43년 만에 처음인데요. 신규 수주도 4건에 불과해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주력 사업지였던 중동 이라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수주가 부진했고, 베트남 개발 사업도 무르익지 않은 영향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대우건설 인수로 해외사업에 날개를 달고자 했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중흥그룹엔 해외사업 경험과 역량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인데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앞서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대우건설의 이런 부진이 계속되면 중흥그룹 입장에선 인수한 의미가 상당히 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중흥그룹이 떠안아야 할 빚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록 협상과정에서 깎긴 했지만 그래도 인수대금이 2조 1000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대우건설이 자체적으로 떠안고 있는 빚도 많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부채 규모가 7조 원에 육박해, 부채비율이 223%입니다. 

비록 재작년 말 부채비율이 29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중흥그룹 부채비율 105%에 비하면 여전히 두 배 가량되는데요. 

정원주 중흥 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대우건설 부채비율이 100%가 될 때까지는 배당을 안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3조 원 넘게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앞서 노조와의 갈등에서 볼 수 있듯이 양사 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겠냐라는 점도 중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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