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변성현 "생각할 거리 있는 상업영화..판단은 관객몫"

한미희 2022. 1.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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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 중 가장 잘 만들어..진작에 개봉할 줄 알았다"
"진영 대변하는 영화 아니라 대선후보 선택에 영향 없을 것"
영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배우 설경구는 지난해 주연상을 받은 영화 '자산어보'에 이어 '킹메이커'에서 다시 한번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배우 인생 2막을 열어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이 건넨 시나리오였지만,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너무 무거워 여러 번 거절했고 결국 캐릭터 이름을 김운범으로 바꿨다.

영화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베일에 싸인 선거 전략가 엄창록을 모티브로 한 선거 드라마다.

차라리 전략가인 서창대를 연기하고 싶다는 설경구를 설득해 영화를 완성한 변 감독은 26일 화상 인터뷰에서 "설경구는 연기를 가장 잘하는 한국 남자 배우 중 한 명이고, 그의 연기를 신뢰했다"며 설경구를 고집했던 이유를 밝혔다.

"김운범이라는 캐릭터는 서창대가 우러러보는 대상이어서 배우가 봤을 때 크게 매력적인 역할이 아닐 수도 있어요. 그 사람의 욕망을 드러내거나 숨겨진 이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어서, 자칫하면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거든요. 그걸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였던 거죠. 설경구가 연기하는 서창대도 궁금하긴 한데, 그러면 김운범의 나이가 훨씬 많아야 해요. 저는 젊은 정치인 김운범을 그리고 싶었고요."

변 감독은 "김 전 대통령은 신념이 확실한 분이고 많은 고초를 이겨낸 훌륭한 분이지만 영화에서 그분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거나 영웅적인 모습을 담고 싶지는 않았다"며 "영화 속 김운범은 서창대가 대상화하고 우러러보는 한 정치인으로서, 젊고 신념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

영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김 전 대통령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1961년 인제의 보궐선거부터 1970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까지 영화만큼이나 극적이었던 실제 선거 이야기를 뼈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정의가 바로 사회의 질서'라고 믿는 김운범과 '정당한 목적에는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는 서창대가 결국 한배에 올라 서로 다른 신념으로 맞부딪치는 관계와 고뇌를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목적을 위해서라면 옳지 않은 수단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생각했고, 여전히 답은 찾지 못했어요. 이 질문을 던지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엄창록)을 발견했고, 그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죠. 제가 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니까요."

변 감독은 "김운범도 서창대도 저랑은 다른 캐릭터라 누군가를 우러러보며 자신의 신념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던 사람과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다"고 했다.

변성현 감독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팩션(faction.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작가가 상상력을 더하여 쓴 창작물)이지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과 시대, 사건을 다루는 만큼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다.

변 감독은 "선거 포스터나 간판 같은 것들은 실제 이미지를 많이 사용했지만, 사실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은 많이 경계했다"고 했다.

김운범의 자택에서 폭탄이 터지는 장면은 영화 안에서도 드라마가 확 바뀌는 큰 사건이지만 영화적으로 보이기 위해 폭발 장면을 넣는 대신, 유리창에 금이 가고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다급한 목소리 등으로 처리했다고 감독은 설명했다.

완성한 영화에 대해 변 감독은 "물론 아쉬운 부분도 보이지만, 제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수많은 영화가 개봉 일정을 미룬 가운데 '킹메이커'도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선보이게 됐다.

변 감독은 "바로 개봉하게 될 줄 알고 편집도 빨리 끝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 시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진영을 대변하는 영화가 아니라 선택에 영향을 끼칠 것 같지는 않다"며 "생각할 거리가 있는 상업영화로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한당' 찍을 때도 많이 생각한 건데, 영화가 나온 이후에는 제 생각이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저의 의도는 나름 명확하게 표현했는데 배우나 관객이 다르게 받아들인다면 그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받아들이는 건 그분들의 몫이니까요."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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