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도에서 충무아트센터가 사라진 이유는
중구청 공공시설 재배치로 2022년까지 공연
현 위치에 구청 이전, 공연계엔 알려지지 않아
"뮤지컬시장 기여했는데..색깔 사라져 아쉬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객 A씨는 최근 뮤지컬 ‘레베카’ 관람을 위해 공연장인 충무아트센터 위치를 네이버 지도에서 찾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근처 충무아트센터가 있어야 할 건물 위치가 ‘중구청 신청사(2026년 예정)’로 표시돼 있어서다. A씨는 “충무아트센터가 중구청 신청사로 바뀐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2005년 개관해 뮤지컬·연극 대표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한 충무아트센터가 최근 네이버 지도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충무아트센터’를 검색하면 현재 위치가 나오지만, 충무아트센터 대신 ‘중구청 신청사’로 건물명이 표시돼 있어 관객들 사이에서 혼선이 예상된다.
충무아트센터가 네이버 지도에서 사라진 것은 서울 중구청이 현재 충무아트센터 부지(서울 중구 퇴계로 387)와 중구청 청사가 있는 부지(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17)를 서로 맞바꾸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중구청 청사가 주민 접근성이 떨어져 공공시설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배치해 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도심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중구청은 현재 충무아트센터 자리에 새로운 중구청 청사를, 중구청 청사 자리에는 산업·문화·주거가 복합된 도심산업허브공간 서울메이커스파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이르면 2023년 준공에 들어가 2026년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무아트센터는 1200여 석 대극장, 300여 석 중극장, 200여 석 소극장을 갖춘 복합 공연장이다. 개관 이후 대형 뮤지컬을 꾸준히 선보이며 지자체 운영 공공극장 중에서도 남다른 색깔을 보여왔다. 2014년 충무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고, 현재 뉴컨텐츠컴퍼니의 프로덕션으로 꾸준히 공연 중이다. 대극장과 중극장 연 평균 관객 수는 25만여 명에 달한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충무아트센터는 중구 소유지만 중구 만의 시설이 아닌, 외부 지역 사람들을 중구로 모여들게 만드는 중요한 문화시설”이라며 “중구청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공연예술계 종사자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청사를 옮기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연계 관계자는 “충무아트센터는 그동안 서울뮤지컬페스티벌·충무로뮤지컬영화제·예그린뮤지컬어워드 등 독보적인 기획으로 뮤지컬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최근 서울 중구의 문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이러한 기획이 사라졌는데, 공연장까지 이전하는 건 그동안 충무아트센터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올 연말 문을 닫는 충무아트센터는 2026년 현 중구청 자리에 들어설 서울메이커스파크 내 1500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새롭게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중구가 지역 주민 중심의 문화정책을 펼치면서 새 공연장 또한 뮤지컬 전용관이 아닌 복합공연시설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복합공연시설보다는 특정 장르에 맞춘 전문 공연장을 만드는 것이 전 세계 공연계의 큰 흐름”이라며 “충무아트센터 또한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더라도 그동안 뮤지컬시장에서 해온 역할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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