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세계 최고 선수들인데 .." 쉬운 코스세팅 불만뿜은 세계 1위 존 람, 까다로운 코스에서 우승 도전
[스포츠경향]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너무 쉬운 코스세팅에 불만을 내뿜은 세계1위 존 람(스페인)이 소신을 굽히지 않고 비판을 이어갔다.
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 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장 남·북 코스(파72)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50만 달러)을 하루 앞둔 26일 인터뷰에서 “우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고,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데 페어웨이를 벗어나는게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람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라운드에서 퍼트를 마치고 다음 티박스로 이동하면서 “망할 놈의 코스세팅. 이건 뭐, 퍼팅 콘테스트네”라고 혼자 중얼거린게 촬영돼 SNS에 공개되는 바람에 파문을 일으켰다.
람은 인터뷰에서 우선 심한 욕설을 한 데 대해서 잘못을 시인했다. “누군가 영상을 찍고 있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불만을 혼잣말로 폭발했을 뿐”이라고 변명한 그는 “지난주엔 페어웨이를 몇 인치 벗어난 것보다 20야드 이상 벗어난게 더 좋았던 적도 있다. 물론 사막지대라 러프를 제대로 기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심지어 러프가 전혀 없는 코스도 있었다”며 코스세팅의 잘못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람의 불만은 선수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변별력 없는 세팅으로는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고,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럽투어 대회에 2주 연속 출장하고 있는 세계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도 이날 인터뷰에서 “때로는 34언더파를 치면 재미있긴 하지만 대회 때마다 그런다면 질리고 말 것”이라고 람을 두둔했다.
람은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지난주와 전혀 다른 코스 세팅을 만나게 된다. 태평양 바닷가에 위치한 토리 파인스 남, 북 코스에는 거친 러프가 풍성하고 매우 까다로운 홀도 여러개 있다.
어려운 코스 세팅을 좋아하는 람은 이 곳에서 열린 지난해 US 오픈에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도 트로피를 들었다. 이 코스에서 6차례 출전해 두 차례 우승을 포함해 5번이나 톱10에 들 정도로 강했다. 한바탕 파문을 일으킨 람의 이번주 성적이 주목을 끈다.
한편 콜린 모리카와의 세계 1위 등극 가능성은 계속된다. DP월드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한 모리카와가 우승하고, 람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2명의 공동 8위 보다 못한 성적을 낼 경우 새 세계 1위가 탄생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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