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메달 도전하는 스켈레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피주영 입력 2022. 1. 26. 15:35 수정 2022. 1. 2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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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최초 금메달을 딴 윤성빈. [연합뉴스]

한국 썰매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기적을 썼다. 남자 스켈레톤에서 '아이언맨' 윤성빈(28)이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궜다. 영화 '어벤저스'의 주인공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달린 윤성빈은 수퍼 히어로 같은 압도적 레이스로 독일, 오스트리아, 라트비아 등 세계적 강호를 제쳤다.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한국 스켈레톤은 메달에 도전한다. 이번엔 둘이다. 윤성빈과 신예 정승기가 나란히 출전한다. 윤성빈은 평창 대회 이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달렸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2018~19시즌 종합 2위, 2019~20시즌 종합 3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그런데 하필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올 시즌 부진했다. 2021~22시즌 8차례 월드컵에서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올 시즌 부진한 윤성빈은 베이징에서 반전 드라마를 노린다. [사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1차 대회에서 6위를 하며 순조로운 출발했지만, 2차 13위, 3차에선 26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다행히 시즌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윤성빈은 7차 대회에서 시즌 최고 순위인 6위에 올랐다. 마지막 8차에선 10위로 톱10에 들었다. 26일 비대면 인터뷰에서 나선 윤성빈은 부진 탓에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올림픽 경기까지 2주 남았는데 기량을 변화시키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게 이뤄진다면 드라마틱한 일일 것이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며 올림픽 출전 소감을 밝혔다.

물론 윤성빈이 역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은 있다. 베이징 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리는 옌칭 슬라이딩센터 트랙은 개최국 중국을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생소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옌칭에서 한 번도 공식 대회가 치러지지 않았다. 대부분 선수는 지난해 10월 IBSF 주관으로 열린 국제훈련에서 처음 옌칭 트랙을 경험했다. 윤성빈은 새로운 코스 적응력이 빠른 편이다. 올림픽 경기 전 진행될 훈련 주행에서 코스 특성을 익힌다면 입상도 가능하다. 윤성빈은 국제훈련 뒤 "막상 타 보니 트랙 난이도는 높지는 않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윤성빈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기량을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해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정승기는 자신의 우상 윤성빈을 넘어섰다. 베이징에서 메달을 노린다. [사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한국 스켈레톤엔 윤성빈급 선수가 또 있다. 올 시즌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정승기(23)다. 특급 유망주 정승기는 지난 1일 월드컵 6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데뷔 세 시즌 만에 첫 입상에 성공했다. 앞선 시즌까지 10위권이었던 정승기는 올 시즌 기량을 끌어올려 입상권 선수로 변신했다. 시즌 종합 순위에서는 9위로 윤성빈(11위)보다 두 계단 위였다. 자신의 롤모델 윤성빈을 넘어선 셈이다. 정승기는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썰매 유망주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승기는 "16세 때 처음 썰매를 타기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올 시즌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결실을 맺었다. 올림픽 메달 고지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수퍼 히어로에 비유해달라'고 하자, 정승기는 "성빈이 형이 아이언맨이라면 나는 스파이더맨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을 우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스토리에선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에 이어 주인공이 된다. 베이징에서 성빈이 형과 함께 한국이 올림픽 스켈레톤 2연패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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