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올림픽 기회로 '밀월' 과시..러 대규모 대표단 파견 "시진핑, 푸틴에 깜작선물"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2. 1. 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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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진핑·푸틴 개막식서 만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모스크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양국의 ‘밀월 관계’를 과시하는 무대로 삼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제재로 이번 올림픽에 정식 국가 자격으로 참석하지 못하면서도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개막식 당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방대한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고 푸틴 대통령도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데니소프 대사는 러시아가 동계올림픽에 선수와 코치, 의료·기술진 등 모두 500명 이상을 파견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대표단 규모도 언급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요국 정상 중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참석을 공식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화상 연설에서도 “우리는 스포츠의 정치화와 시위적 보이콧을 반대한다”며 중국에 힘을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데니소프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중국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며 당일 시 주석과 별도 회담을 한다. 데니소프 대사는 “지금은 깜짝 선물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뭔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에너지 교역에서 긴밀해지고 있고 우주 탐사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소프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상황을 둘러싼 미국 등과 회담 내용을 중국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최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과 러시아 안보 보장에 관한 대화와 회담을 시작했다”며 “이들 대화는 중국과 관련 없지만 정기적으로 대화 내용과 진전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중국 친구들은 그 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외교적 노력에서는 어떤 내용이나 의제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갈수록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자 이해를 같이 하는 러시아와 계속해서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미국 등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중국과의 외교·군사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아라비아해 서쪽 해역에서 중국과 연합 해상훈련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국방부는 “아라비아 해역에서 양국 수병들이 가상 납치 선박 석방 훈련을 벌였다”며 “러시아 함정들이 중국 함정과 함께 전술 기동과 납치 선박 수색 등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 함상 헬기도 투입됐으며 헬기 지원으로 부상 군인을 러시아 함정에서 중국 함정으로 이송하는 훈련도 실시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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