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롯데' 개명까지 한 158km 파이어볼러의 간절함

2022. 1. 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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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12년 프로에 발을 들인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최고 158km까지 던지는 재능을 갖췄지만, 늘 제구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2022시즌을 임하는 마음가짐은 그 어느 때와 다르다. 새로운 팀에서 새 이름으로 다시 출발한다.

이태오(개명전 이동원)은 지난 2012년 두산 베어스의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지만, 150km 중·후반을 던질 만큼 재능 만큼은 확실했다. 특히 2020시즌을 앞두고 연습·시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생애 첫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구에 발목을 잡힌 까닭이다.

이태오는 2020년 5월 5일 LG 트윈스전에 데뷔전을 치렀으나,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볼넷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1군 콜업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결별했다. 하지만 야구 인생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롯데가 이태오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향후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영입을 결정했다"며 이태오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출발을 하게된 만큼 지난해 12월 15일 자신의 28번째 생일을 맞아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이동원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이태오'로 개명 신청을 했다. 이태오는 "그동안 잔부상도 많고, 잘 안풀렸다. 팀을 옮기게 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에 이름도 바꿨다"며 "이름은 두산 최원준이 개명한 곳에서 받게 됐다. 주변에서 바뀐 이름으로 부르면 아직까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태오는 지난 20일 부산으로 이사한 뒤 현재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에서 훈련하던 중 나원탁과 연이 닿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롯데에서 새 기회를 받았지만, 이태오는 일단 2군 스프링캠프에서 스타트를 끊는다.

이태오는 "물론 1군 캠프에서 시작을 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 위치를 알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고 한다면 언제든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급하지 않게 캐치볼만 하고 있다"며 "일단 목표는 청백전이다. 청백전에서 내 기량을 보여준다면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를 밟은지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태오가 잠재력에 꽃을 피우지 못한 이유는 제구와 부상이었다. 좋다는 투구폼으로 공을 던져보곤 했지만, 그동안 힘으로만 공을 던지려고 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스스로도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필라테스를 하는 등 다양한 운동 방법을 통해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태오는 "그동안 힘으로만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때문에 부상이 많았던 것 같아서 운동 방법에 변화를 줬다. 회전력과 지면의 반발력을 이용한다면 팔에 부담감이 적을 것"이라며 "두산에서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잡지 못했다.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마지막에는 팔 상태가 조금 좋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투구폼을 정말 많이 바꿨다. 하지만 정답이 아닌 것 같더라.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큰 것 같다. 투구폼에 문제가 있었다면, 150km도 던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유독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름도 바꾸고 하다 보니 마음가짐이 달리지는 것 같다. 야구를 잘하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지만, 못하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지만 않다면 자신감은 확실하다. 이태오는 "항상 겨울에만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더라. 시즌 중에도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안 아프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1군에 오래 있는 것이다. 1군에 머무른다면 결과도 뒤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정말 야구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태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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