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기도를 바꿀 때입니다

입력 2022. 1.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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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의 두 교회가 친선 축구경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요즘 들어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외하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후보가 당선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기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선 후보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서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외하는 후보, 즉 한 교회에 소속돼 주일마다 성실하게 예배하고 구원의 감격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애쓰고 교회에서 직분을 받아 충성으로 섬기는 후보는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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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의 두 교회가 친선 축구경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두 교회는 평소에도 가까이 지냈고 연합 집회를 여는 등 함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경기에 앞서 한 교회에서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주님,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대승하게 하옵소서. 꼭 이겨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우리 교회가 단합하는 기회가 되게 하옵소서.” 이 소식이 전해지자 상대 교회에서도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주님, 저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지요.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줄 믿습니다. 반드시 저희에게 승리를 주옵소서.”

두 교회의 기도가 천국에 접수됐는데 담당 천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주님을 찾아갔습니다. “어느 교회에 승리를 줘야 할까요.” 주님께서 물으셨습니다. “두 교회의 영적 상태가 어떠하냐.” “예, 모두 훌륭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도 침묵에 잠기셨습니다. 잠시 후 주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다. 자기들 실력대로 하라고 해라.”

며칠 후 드디어 경기가 열렸고 한쪽이 2대 0으로 승리했습니다. 이긴 교회는 주님께서 자신들의 기도에 응답하셨다고 기뻐했습니다. 진 교회는 주님을 원망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본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요즘 이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오자 성도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앞의 이야기와 흡사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여야의 모든 후보 진영에서도 기도할 것입니다. 이 중요한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겠습니까.

얼마 전 성도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요즘 들어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외하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후보가 당선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기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선 후보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서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외하는 후보, 즉 한 교회에 소속돼 주일마다 성실하게 예배하고 구원의 감격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애쓰고 교회에서 직분을 받아 충성으로 섬기는 후보는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이어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한 후보들이 정말 국민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과거의 언행이나 현재의 정책을 보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가 이뤄지려면 각 당에서 이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후보가 교체돼야만 하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앞의 기도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그러면서 기도를 바꿔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주님, 저희의 통치자는 주님이십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리나라를 인도하실 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당선자에게 지혜와 겸손을 주시고 국민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옵소서. 분별력과 판단력을 주시고 당리당략이나 자신의 이념을 따르지 않고 정의와 사랑으로 나라를 섬기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우리나라를 다스리시고 지켜주옵소서.”

사실 우리나라처럼 역대 대통령들이 정죄를 당하고 수난을 겪은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안전했고 여러 면으로 부흥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통치자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누가 당선되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이제 이 땅의 성도들은 특정 후보를 위한 인간적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구하는 기도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한 기도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구하는 기도로 옮길 때입니다. 기도를 바꿀 때가 됐습니다.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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