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턱밑 크림반도서 탱크 실탄 훈련.. 6000명 병력 투입

이은택 기자 입력 2022. 1. 26.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국경을 맞댄 크림반도에서 25일(현지 시간) 육군 주력 전차부대의 실탄 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8500명에게 우크라이나 인근 동유럽 국가 파병에 대비하라고 명령을 내린 직후 우크라이나 국경 코앞에서 훈련이 개시된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남서부 지역 부대들에 훈련 개시 명령을 내렸고 6000명 이상의 병력과 60대 이상 항공 장비가 투입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일촉즉발]
우크라 학교 등엔 테러 협박 급증.. 2주간 이메일 등 이용 위협 339건
겁에 질린 국민들 '탈출 배낭' 준비, 우크라 "메일 발신지 러-크림반도
불안 조성하려 '하이브리드戰' 시작".. 외교부, 우크라 남동북부서 출국권고
출격 기다리는 러 폭격기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엥겔스의 공군기지에 과거 소련의 군사력을 상징하던 Tu-95 전략폭격기 2대가 세워져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각각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러시아는 “해상 훈련을 위해 군함 20척이 발트해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엥겔스=AP 뉴시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국경을 맞댄 크림반도에서 25일(현지 시간) 육군 주력 전차부대의 실탄 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8500명에게 우크라이나 인근 동유럽 국가 파병에 대비하라고 명령을 내린 직후 우크라이나 국경 코앞에서 훈련이 개시된 것이다.

러시아 흑해함대 측은 이날 성명에서 “크림반도의 안가르스키 훈련장에서 육군의 주력 전차인 T-72B3를 포함해 전차부대의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차부대가 적의 기갑장비와 포를 형상화한 목표물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남서부 지역 부대들에 훈련 개시 명령을 내렸고 6000명 이상의 병력과 60대 이상 항공 장비가 투입됐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에서 정체불명의 폭탄테러 위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올해 들어서만 전국 3183개 시설을 목표물로 한 폭탄테러 위협이 300건 넘게 신고됐고 모두 가짜 협박이었다고 14일 밝혔다. 공항과 학교, 쇼핑몰 등에서 수백 명이 대피하는 일이 잦아지자 겁에 질린 시민들은 ‘탈출 배낭’을 싸고 외국행 항공권 예매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테러 위협에 쓰인 이메일의 발신지가 러시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경찰은 러시아가 전면전을 감행하기 전에 비(非)군사적 수단으로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키기 위해 ‘하이브리드 전쟁’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 “폭탄테러 협박 이메일 배후는 러시아”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이날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43km 떨어진 체르니고프의 한 학교가 “폭탄이 설치됐다”는 이메일 협박을 받고 학생과 교사들이 황급히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출동해 학교를 수색한 결과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학생과 교사, 학부모 수백 명이 공포에 떨었다.

미국 야후뉴스에 따르면 위협 대상은 학교, 병원뿐만 아니라 지하철역과 정부기관, 중요 보안시설인 공항 등을 가리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SSES)는 1일부터 14일까지 2주일 동안 수사당국에 보고된 폭탄테러 협박이 339건이고, 이는 지난해 전체 건수의 절반에 달한다고 밝혔다. 306건은 이메일, 27건은 전화, 6건은 우편물 등이 쓰였다.

미콜라예프에서는 경찰서장이 협박 전화를 받고 경찰서에서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지 언론은 최근 2주간 학생과 교사들이 협박을 받고 학교에서 대피한 뒤 휴교와 경찰 수색이 반복돼 시민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경찰과 SSES는 “치밀하게 계획된 하이브리드 공격이다. 불안과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불안감 높아지는 우크라이나인들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수도 키예프의 출판사에 근무하는 크세니야 하르첸코 씨는 “가족들이 지금 떠나지 않고 여기에 머문다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중요 서류와 겨울옷, 의료용품을 챙긴 ‘탈출 배낭’을 꾸려 현관 앞에 준비해 뒀다. 동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저팬타바코 등 외국계 회사들은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키예프에 사는 마리야 이바노바 씨는 “폭격이 시작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스페인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남동북부 12개 주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 출국권고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출국권고 지역은 우크라이나 25개 주 가운데 15개 주로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전쟁
전쟁 상대국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과 비(非)군사적 수단을 혼합해 타격을 입히는 것. 테러와 범죄, 심리전, 정보전, 사이버 공격 등이 동원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