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저작권 팔아 2400억.. 팝스타 음원 매각 '붐'

최보윤 기자 2022. 1. 2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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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팝스타 밥 딜런(왼쪽부터), 브루스 스프링스틴, 티나 터너가 공연하는 모습. 이들은 최근 유명 음반 기업과 수천억원 규모의 음악 저작권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AFP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

“내 모든 노래와 녹음이 원래 있던 곳(소니)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81)이 지금까지 녹음한 모든 곡과 앞으로 내놓을 신곡에 대한 음원 녹음(레코딩) 저작권을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 밥 딜런은 24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매각 소식을 전하면서 “소니에 노래가 계속 남아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소니 산하 음반 회사인 컬럼비아 레코드는 밥 딜런과 1961년 데뷔 앨범부터 계약을 맺어온 인연이 있는데, 이번에 모든 저작권을 소니에 넘긴 것이다. 컬럼비아는 현재 소니의 자회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매각 금액이 무려 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밥 딜런은 2016년 대중 가수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유명곡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와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kin’ on Heaven’s Door) 등 시(詩)적인 표현을 통해 ‘대중가요를 예술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롭 스트링어 소니 뮤직그룹 사장은 “컬럼비아 레코드는 딜런과 초기부터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60년 파트너십이 더욱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어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쁘다”라고 했다.

딜런의 이번 계약은 지난 2020년 말 3억달러(약 3593억원)를 받고 유니버설 뮤직에 판권을 넘긴 것과 별도다. 소니는 딜런 음악의 레코딩 저작권을 갖고, 유니버설 뮤직은 딜런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 등에 관한 저작권을 갖는다.

밥 딜런처럼 미국 록(rock) 스타들이 노래 판권을 잇따라 판매하고 잇다. 록의 대부(代父) 브루스 스프링스틴(73)은 지난해 12월 음악 판권을 소니뮤직에 5억5000만달러(약 6545억 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프링스틴 50년 음악 역사를 소니가 소유하게 된 것이다. 스프링스틴은 “지난 50년 동안 소니 뮤직이 예술가로, 인간으로서 나를 존중해줬다. 내 음악적 유산이 내가 신뢰하는 회사와 사람들로부터 계속 보살핌을 받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미 ‘로큰롤의 여왕’ 티나 터너(83)도 지난해 10월 독일 BMG에 자신의 노래 판권을 넘겼다. 그 외에도 데이비드 보위, 폴 사이먼, 샤키라, 레드핫칠리페퍼스 등 유명 가수들이 최근 잇따라 자신의 음악에 대한 권리를 통째로 넘기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유명 팝스타들이 잇따라 판권 판매를 하는 데는 ‘코로나 확산’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로 콘서트가 줄줄이 취소되고 공연 시장이 위축된 것이 팝스타들의 판권 판매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음악 산업이 음반 판매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노래 저작권 시장을 키운 영향도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세계 3대 음반 기업으로 꼽히는 소니·워너·유니버설 입장에선 스트리밍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레전드 가수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데다, 그들의 전체 음악 목록를 최대한 많이 보유해야 음질 개선이나 여러 음반 모음집 등 각종 기획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라며 “한국의 경우 과거 전문 음반 유통사도 없다시피 했고, 저작권 개념 역시 희박해 이에 대한 개선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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