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0으로 주저앉았다.. 악재 겹친 코스피, 하루만에 52조 증발

홍준기 기자 2022. 1. 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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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 넘게 떨어진 2022년 1월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25일 서울 주식시장이 하락을 뜻하는 파란색으로 뒤덮였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SK텔레콤(보합)과 메리츠화재(1.4% 상승)를 제외한 98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국내 증시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1.5% 하락했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는 장중 한때 3.2% 폭락하며 2700선까지 위협받다가 결국 전날보다 2.56% 내린 2720.39로 마감했다. 코스피 전체 시총은 전날 2068조2830억원에서 이날 2016조2700억원으로 줄었다. 하루 만에 52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7%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1.7%)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6%)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증시만 유독 약세

최근 글로벌 증시 약세는 미국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빠르고 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것도 문제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 국제 교역이 둔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방부가 병력 8500명을 동유럽에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고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전쟁 리스크가 한층 더 고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한국 증시의 나홀로 약세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코스피는 24~25일 2거래일 만에 113.9포인트(4%) 하락하면서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더 힘을 쓰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하는데,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 주식을 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대형주를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코스피 시장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 등 시총 수조원대인 초대형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2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IPO 호황은 기관 자금 유출로 이어지면서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학개미들은 대출 이자 상승, 물가 급등, 세금 부담 증가 등으로 가처분소득 감소 상황이라 주가를 받칠 힘이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의 조기 통화 긴축 가능성과 오미크론 확산세,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쏠려 있다. 파월 의장이 25~26일 연준 회의 직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시장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AP·연합뉴스

◇올해 초 ‘저가 매수’ 실패

올 들어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주식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25일까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투자 수익률은 평균 -10.4%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10개 종목에서만 5172억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는 오를 것’이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대거 사들이는 ‘저가 매수’에 나섰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주가가 11만2500원이었다가 25일 8만7600원까지 추락한 카카오 주식을 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1조1330억원)했다. 개인들의 올해 카카오 주식 평균 매수 가격은 10만100원인데, 25일 주가가 8만7600원까지 떨어지면서 12.5%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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