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0으로 주저앉았다.. 악재 겹친 코스피, 하루만에 52조 증발
25일 서울 주식시장이 하락을 뜻하는 파란색으로 뒤덮였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SK텔레콤(보합)과 메리츠화재(1.4% 상승)를 제외한 98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국내 증시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1.5% 하락했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는 장중 한때 3.2% 폭락하며 2700선까지 위협받다가 결국 전날보다 2.56% 내린 2720.39로 마감했다. 코스피 전체 시총은 전날 2068조2830억원에서 이날 2016조2700억원으로 줄었다. 하루 만에 52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7%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1.7%)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6%)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증시만 유독 약세
최근 글로벌 증시 약세는 미국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빠르고 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것도 문제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 국제 교역이 둔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방부가 병력 8500명을 동유럽에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고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전쟁 리스크가 한층 더 고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한국 증시의 나홀로 약세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코스피는 24~25일 2거래일 만에 113.9포인트(4%) 하락하면서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더 힘을 쓰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하는데,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 주식을 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대형주를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코스피 시장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 등 시총 수조원대인 초대형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2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IPO 호황은 기관 자금 유출로 이어지면서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학개미들은 대출 이자 상승, 물가 급등, 세금 부담 증가 등으로 가처분소득 감소 상황이라 주가를 받칠 힘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초 ‘저가 매수’ 실패
올 들어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주식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25일까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투자 수익률은 평균 -10.4%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10개 종목에서만 5172억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는 오를 것’이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대거 사들이는 ‘저가 매수’에 나섰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주가가 11만2500원이었다가 25일 8만7600원까지 추락한 카카오 주식을 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1조1330억원)했다. 개인들의 올해 카카오 주식 평균 매수 가격은 10만100원인데, 25일 주가가 8만7600원까지 떨어지면서 12.5%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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