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 '빠른 정산' 무기로 '우수 판매자 모시기' 경쟁

김은성 기자 2022. 1.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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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작년 도입 네이버 이어 배민도 판매대금 정산 4일서 3일로 앞당겨
신규 진출 신한은행 ‘땡겨요’는 이틀…소상공인 자금 회전 숨통

‘판매자 모시기’ 경쟁을 펼치고 있는 e커머스 업계에서 ‘빠른 정산’ 서비스가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은 다음달 7일부터 배민 입점 업주를 상대로 판매대금 정산 주기를 4일에서 3일로 하루 앞당긴다고 25일 밝혔다.

정산 주기 단축은 오는 2월7일 지급 건부터 적용된다. 2월2일 결제 또는 구매 확정이 이뤄진 건은 3영업일(주말 제외) 이후 7일에 바로 정산받을 수 있다. 배민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코로나19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배민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간편결제사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개점한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도 빠른 정산을 내세우며 점주 모집에 나섰다. 은행이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PG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정산 주기를 이틀로 줄였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계좌이체의 경우 당일 정산을 진행하고, 오후 7시 이후 계산한 건은 다음날 오전 중 입금된다. 카드 결제는 익일 입금된다.

다양한 상품군 확보를 위해 판매자를 늘려야 하는 경쟁사들도 정산을 앞당기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3일 빠른 정산 서비스를 택배사 집화완료 기준 ‘다음 영업일 100% 정산’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판매자가 상품 주문 당일 혹은 다음날 택배사에 전달하면(집화완료) 하루 뒤 정산금액의 100%를 받아, 정산 주기가 10일에서 3일로 당겨진다.

빠른 정산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네이버다. e커머스 업계에서는 ‘검색 기업’이던 네이버가 국내 1위 e커머스 기업에 오른 비결로 빠른 정산 서비스를 꼽는다. 2020년 11월 빠른 정산 시작 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지급액은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지난달에도 정산 주기를 ‘배송완료 다음날’에서 ‘집화처리 다음날’로 앞당겨 주문 후 3일 내에 정산을 받게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금 순환이다. 자금 회전이 원활해야 재고를 확보하고 품목을 늘려 사업을 키울 수 있는데, 대금을 빨리 정산받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다수 e커머스 기업들은 구매 확정을 정산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자들은 소비자가 상품 결제 후 이르면 10일, 최대 기준인 60일 이내 판매대금을 받는다. 하지만 늑장 지급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국회에는 판매대금 지급 기한을 30일로 규정한 ‘로켓정산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판매자를 선점해야 다양한 양질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 신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며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판매자와 상생하는 빠른 정산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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