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자영업자, 299인 릴레이 삭발 [오미크론 확산 본격화]
[경향신문]
영업제한 연장에 반발
피해 전액 보상 등 요구
서울 강동구의 호프집 주인 최정원씨가 삭발한 머리로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연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에 참석한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수십년 열심히 살아 호프집 하나를 오픈했다”며 “하지만 정부의 집합금지로 코로나19 이후 2년 동안 장사를 못했다”고 했다. 최씨는 내일 재판을 받는다고 했다. 임대료를 못 내 건물주가 명도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여행을 다니는 행복한 생활을 꿈꿨지만 모두 물거품이 되고 저는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한 달 뒤에 저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바랄 것도, 갈 곳도 없는 인생입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는 중에도 무대 옆에선 다른 자영업자들이 릴레이 삭발을 했다. 이날 국민은행 앞 도로에 모인 자영업자 300여명은 영업제한 장기화에도 정부의 손실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적극적인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코자총은 삭발식을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했으나 같은 달 14일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발표를 지켜보자며 한 차례 잠정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14일 정부가 3주간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등 사실상 영업제한 연장을 발표하자 이날 삭발식을 진행한 것이다.
코자총은 “영업제한 피해 업종 외에도 매출 피해가 일어났던 모든 자영업자에게 피해 전액을 보상하고, 정부가 영업제한 해제와 관련된 입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눈물조차 말라버린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총파산을 선언한다. 오늘 이후로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각종 대출을 갚을 길이 없음을 선언한다”고 했다.
코자총은 다음달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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