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운전자 습관 갱생하는 BBI.. 사고 줄면 보험사도 윈-윈

김수현 2022. 1. 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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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적자 걱정 속 보험+정보기술 눈길
BBI보험 운전주행습관 데이터 분석 대세
나이·사고이력 무관, 습관으로 보험료 산정
테슬라 경우, 최대 60%까지 보험료 절약
국내 스타트업 '카비', AI 영상인식 솔루션
과속·신호위반 등 파악 후 운전점수 매겨
카비 AI 영상인식 화면 <카비 제공>

차보험 생태계 뒤흔드는 '인슈어테크'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손보사들은 여전히 만성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적인 인슈어테크(보험+정보기술) 기술을 통해 자동차보험 생태계를 혁신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상위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0.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손보사들의 적정 손해율을 10% 가량 웃돈다.

보험업계는 사업비 등을 고려해 차보험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적정 손해율의 마지노선을 78~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80%가 넘어가는 순간부터 벌어들이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업계는 당분간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계속해서 나빠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적자늪에 허덕이던 자동차보험이 지난해 잠시 흑자를 냈단 이유로 곧장 보험료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자 업계가 난색을 보이는 이유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기존 보험산업에 혁신적인 정보기술을 덧입힌 인슈어테크를 활용해 고질적인 손해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자 주행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BBI(Behavior-Based Insurance)' 상품의 개발이다. BBI보험은 성별이나 나이, 사고 이력 등이 아닌 오로지 운전습관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애초부터 안전 운행을 해 사고 확률이 낮은 우량 고객을 찾아내고, 사고 위험이 높은 운전자는 가려 받는 식으로 손해율을 관리할 수 있다. 운전자 역시 안전 운전을 할수록 보험료가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사와 운전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다.

미국 도로정보 제공업체 젠드라이브는 BBI보험이 운전자 운전습관을 개선해 사고 가능성을 최대 49%까지 줄이고, 매년 운전자 1000명당 최대 200만달러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현지 일부 지역에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이같은 BBI 개념의 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테슬라 측은 BBI 상품을 이용할 경우 안전 운전 점수에 따라 일반 보험사 대비 20%에서 많게는 60%까지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향후 회사 이익의 40% 가량을 자동차보험 사업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카비가 자체 개발한 영상인식 엔진을 통해 BBI 상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완성했다.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차선이탈이나 앞차와의 간격, 신호위반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전운전 점수를 매긴다.

또 과속이나 급가속, 급감속 등의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전후 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어 시중에 나와있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 기반의 내비게이션 앱이나 커넥티드카 서비스보다 훨씬 정교하게 운전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는 평가다.

카비는 현재 국내 대형 보험사들과 해당 솔루션을 활용한 협업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책정하는 UBI(Usage-Based Insurance)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도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BBI 서비스가 가능한 핵심 장비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소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UBI보험은 운전자가 아닌 차량의 주행정보를 반영하므로 운전자의 위험을 평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UBI보험의 대안으로 운전자의 운전행태에 기초한 BBI보험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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