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국내 P2E, 게임사만 돈 버는 구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25일 열린 '제11대 한국게임학회 출범식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영상 캡처

"국내 P2E(플레이 투 언) 게임은 좋은 콘텐츠로 승부하는 구조가 아니다. 또 유저들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가 돈을 버는 구조다."

한국게임학회는 25일 '제11대 한국게임학회 출범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게임업계 비전으로 △글로벌 연구 역량 강화 △사회적 공헌 △정부·산업의 협력 및 정책 대안 제시 등 세 가지를 소개했다. 특히 게임의 사행성·선정성 이슈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위정현(사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의 사행성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업계 화두인 P2E 게임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P2E 게임이 게임사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봤다.

위 학회장은 "최근 일부 게임사들이 P2E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니 유저의 툴을 형성할 수 있고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무한돌파 삼국지리버스' 사태만 봐도 초반에는 인기가 없던 게임이 P2E 게임이라고 소문나면서 인기 순위에 오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P2E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과 게임 코인을 팔기 위한 전략으로 이용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 아이템을 사야 하는 구조"라며 "유저들은 아무리 게임을 해도 최저 시급도 못 버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위 학회장은 P2E 게임의 사행성 이슈를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2E 게임도 다른 장르의 게임과 마찬가지로 좋은 콘텐츠로 승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합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 학회장은 또 최근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가 국내에서 15세 청소년 이용가로 유통돼 선정성 논란이 일었던 일을 언급하며, 전국 게임 관련 학과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게임 기사단'을 조직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내 게임도 아닌, 해외 게임이 들어와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것을 보며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결국에는 게임의 사행성이나 선정성 부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의 한국콘텐츠진흥원 구조 속에서는 게임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게임산업진흥원' 설립 추진에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이 밖에 확률형 아이템, 중국 판호 문제, 메타버스 정책 수립 등과 관련해서도 정부와 정책 방향을 논의해나간다.

한편 한국게임학회는 최근 위 학회장을 11대 학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위 학회장은 9대부터 11대까지 3연임 하게 됐다. 11대 학회장 임기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년이다.윤선영기자 sunnyday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