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오미크론, 저주인가 축복인가

2022. 1. 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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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그동안 델타변이가 주로 확산되면서 작년 12월에는 코로나 환자의 99.2%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11월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53국을 관장하는 WHO 유럽 사무소는 불과 1주일 사이에 코로나 감염 중에서 오미크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6.3%에서 15%로 증가했고 3월 중에는 전체 인구의 60%가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주 검사에서 오미크론이 50.3%를 차지하여 우세종이 됐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저널인 JAMA가 14일 공개한 논문에 의하면 오미크론 환자 중에서 북미 대륙의 46.3%, 유럽의 44.2%, 아시아의 27.6%가 무증상 감염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전파를 막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전파력이 높은 대신 중환으로 갈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다. 중환으로 가는 정도가 약한 것은 기관지에서 70배나 빨리 증식하지만 폐 조직에서 번식하는 정도는 10%미만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증도가 낮아도 워낙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예를 들어 100명의 환자가 걸려서 1명이 사망하는 것보다는 1000명의 환자가 걸려서 3명이 사망하는 것이 더 심각한 것이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마스크는 바이러스의 침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여전히 강력한 수단이지만 워낙 전파력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가급적 KF94 수준의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인데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부위에 32군데의 변이가 있어 감염 예방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백신은 비특이성 면역세포인 T-셀(cell)도 활성화시키므로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다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지금 많은 제약회사들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을 개발 중이므로 조만간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이 보급될 전망이다.

치료제는 머크사에서 개발한 약이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30% 정도의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화이자가 개발한 약(팍스로비드)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복제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권위있는 학회지인 BMJ에 따르면 2건의 임상 실험에서 1881명을 균등하게 나눈 두 집단을 대상으로 진짜약(팍스로비드)과 가짜약을 각각 투여한 결과에 따르면 입원률은 89%나 감소시켰으며, 사망자는 가짜약을 투여한 집단에서는 17명이 발생한 반면 약(팍스로비드)을 투여한 집단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작용은 진짜약과 가짜약을 투여한 두 집단간의 차이가 없었다. 특히 머크와 화이자가 개발한 약 모두 작용하는 부위가 변이가 일어난 스파이크 단백질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도 동일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기존 개발된 항체 치료제는 32개의 변이가 일어난 스파이크 단백질에 작용하므로 오미크론 변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질병관리청의 입장이다. 따라서 치료제와 오미크론 백신의 공급이 본격화되면 코로나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료제의 경우 변이에 무관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기존 백신에 듣지 않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도 오미크론 백신을 개발, 보급한 경험은 새로운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조심스런 전망이지만 WHO는 유럽은 3월 중에 피크를 이룬 후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파우치 미국 감염병 연구소장도 대부분의 주에서 2월 중에 정점을 이룬 후 감소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가장 희망적인 경우는 백신 보급이 이뤄지고 오미크론이 정점에 도달한 다음 집단 면역을 통해 감염자 수가 줄어들며 새로운 변이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코로나가 독감 정도 수준으로 되기 위해서는 향 후 3, 4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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