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 가능한 많이 시청할 기회를

한겨레 2022. 1. 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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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현장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들이 후보 경선 시절 정당별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두 정당의 호남권 지역토론회에 운 좋게 내가 모두 사회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직접 붙은 토론은 아니었지만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논란이, 윤석열 후보는 천공스승 논란이 불붙던 시점에 각각 마련된 토론회였던 터라 쫄깃한 토론을 현장에서 직접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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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망대][한선의 미디어전망대]

한선 |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현장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들이 후보 경선 시절 정당별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두 정당의 호남권 지역토론회에 운 좋게 내가 모두 사회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직접 붙은 토론은 아니었지만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논란이, 윤석열 후보는 천공스승 논란이 불붙던 시점에 각각 마련된 토론회였던 터라 쫄깃한 토론을 현장에서 직접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토론에 임하는 두 후보의 품평은 잠시 접어두려 한다. 다만, 텔레비전 토론이 여타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준비된 발언에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후보자의 인생관이나 성품, 평소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그뿐이랴. 텔레비전 토론은 산적한 정책 현안을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나라 살림을 믿고 맡겨도 충분한지 후보자의 역량을 톺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는 점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물론 텔레비전 토론이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광고형 모델에 수렴한다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말솜씨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의 일부분이 될 수는 있지만 리더의 역량 전체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자칫 어긋난 실수 하나가 두고두고 조롱의 대상이 돼 오히려 심층적인 후보 검증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접촉 기회가 줄어들어 텔레비전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예측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까지 대선 토론다운 토론회를 본 기억이 없다.

반면 각 후보와 정당은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소셜미디어 활용에는 적극적이다. 국민과의 소통은 에스엔에스(SNS)에서 하면 된다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정치인이 애용하는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소셜미디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통과 대화의 채널이 아니다. 소통이라는 환상을 제공할 뿐 짧은 몇 마디를 구호 외치듯 던지는 일방적인 메시지 통로에 가깝다. 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1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카카오톡이 소통과 대화를 위해서 이용하는 채널이라면 페이스북은 친구의 소식을 보거나 정보 또는 뉴스를 얻기 위해 접속하는 공간이다. 상호적인 소통의 공간이 아니라 무수한 메시지가 흘러다니는 표류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하여 후보자가 툭 던진 맥락 없는 구호성 발언에 대한 해석은 읽는 사람 각자의 몫이어서 혹시라도 메시지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지 않으면 본래 취지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부인하면 그만인 붙통의 공간이다.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에스엔에스는 말할 권리만 넘쳐날 뿐 소통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26일) 안으로 양자토론의 적법성을 결정할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이다. 주변에는 양자토론이 맞는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그 결과를 놓고 왈가왈부할 시간에 토론회를 더 많이 개최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지인이 많다. 맞는 말이다. 모든 대선 후보가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대선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것이 진심이라면 가능한 한 많은 토론을 통해 후보들의 역량을 이모저모 따져볼 기회를 줘야 한다. 국민은 후보자의 말솜씨만 보는 게 아니다. 토론에서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한다면 그것을 헤쳐나가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법정 토론 3회만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가 충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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