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주도당 "이재명 후보는 제주도민에 사과하라"

오을탁 제주본부 기자 2022. 1. 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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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저터널 건설' 발언, 제주도민 무시하는 처사 "섬은 섬으로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시사저널=오을탁 제주본부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제주 해저 고속철(터널)' 검토 발언을 놓고 제주 지역사회는 또다시 의견이 분분하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제주 해저터널 건설' 관련 발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25일 국민제주도당은 논평을 통해 이처럼 주장했다. 국힘 제주도당은 "해저터널 건설 발언은 제주도민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말이다"라고 전제하면서 "제주의 정체성과 도민 미래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의견이나 여론은 무시한 채, 그냥 일부의 표만을 의식한 발언을 한 것이다" "도민과 더불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한 톤으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또 "이 후보는 유럽의 경우 국내 단거리 항공 노선을 대부분 폐지하는 추세이고 국내노선 항공 수요는 서울-제주 노선에 집중되는 상황이어서 제주를 육지와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시각을 드러냈다"라고 주장하면서 "국내 항공 노선은 모두 한 시간 이내 단거리 노선이다. 이 후보의 발언대로라면 국내 항공 노선을 모두 폐지하자는 얘기인가?"라고 논리적인 모순을 지적했다. 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부산 가덕도 공항은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계속해서 "제주도민들은 그동안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제시해 왔다. 우선 제주 섬 정체성 파괴와 연결되기 때문이다"라고 섬 정체성을 제주도민의 정체성과 연결해 성토했다. 그리고 단기 관광의 심화 등에 따른 환경 훼손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제주 해저터널 건설은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국가적 문제"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이 후보에게 제주 해저터널 건설 발언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모든 국민이 사랑하는 보물섬 제주는 세계가 인정한 자연유산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세계적인 자연유산을 선거에 악용한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결국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자신이 점점 수세에 몰리자 호남지역 표를 얻기 위해 제주 해저터널 건설 이슈를 꺼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면서 이성적으로 판단, 제주도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제주도민과 함께 더욱 강한 후속 대응할 것을 경고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제주 해저 고속철(터널)' 검토 발언을 놓고 제주 지역사회는 또다시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적인 지지 성향에 따라 찬·반 양론으로 갈라설 가능성이 크다. 제2공항 건설 갈등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 해저터널 건설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라남도가 해저터널을 꺼낼 때마다 도민사회에는 반대 여론이 비등하는 등 제주와 전남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온 상황에서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 해저터널 건설 문제를 거론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국내 항공 수요는 사실 제주도 아니겠나"라면서 "제주도로 해저터널을 연결하자는 주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저는 '섬은 섬으로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있어서 내부 논쟁이 좀 치열해 계속 검토할 생각"이라고 전제했지만, 상당한 파장이 파급될 수밖에 없는 민감한 발언이다.

결국, 이 발언을 두고 지역사회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홍역을 치른 제2공항 건설 갈등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해저터널 문제까지 쟁점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크다. 전라남도가 해저터널을 꺼낼 때마다 제주 도민사회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 양도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온 상황에서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비판 성명도 정작 제주 사회에선 반대 여론이 지속해온 데다 공론화 절차조차 없었던 만큼 표를 의식한 '제주 패싱'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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