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美와 더불어 러 압박하는 이유..치솟는 가스값?

신기림 기자 2022. 1. 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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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전문가설문 "英, 6주 만에 또 금리인상 전망"
영란은행 "러-우크라 군사긴장..인플레 고공행진"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영국중앙은행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음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거의 30년 만에 최고로 뛰면서 지난달에 이어 6주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英 인플레 30년래 최고…다음달 3일 금리인상 유력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설문에서 이코노미스들은 영란은행이 다음달 3일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올린다고 대부분 전망했다. 지난달 16일 영란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영란은행이 다음달에도 금리를 올리면 통화정책회의(MPC) 주기를 기준으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연달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24일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다음달 인상 확률은 87%다.

팬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무엘 툼스 수석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이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 내리고 파운드화도 지지하며 인플레이션 전망을 개선하려면 단기적으로라도 뭔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음달 금리가 오르면 영란은행의 국채보유액 가운데 8750억파운드(1조1800억달러, 1414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은 5.4%로 1992년 5월 이후 최고로 치솟은 것으로 지난주 확인됐다. 해당 데이터 이후 다음달 영란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을 더 높게 잡았다고 툼스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러-우크라 군사긴장에 에너지 압박 지속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6개월 동안 영란은행의 목표를 상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영국 인플레이션은 올 4월이면 6%를 넘겨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에너지 비용이 50%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영란은행의 지난 11월 예상보다 더 지속될 위험이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군사적 긴장을 언급했다. 전쟁 발발 우려로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일리 총재는 기업들도 올해 가격과 임금인상을 검토중이라고 전하며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영란은행 목표 2%로 되돌아가는 데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MPC의 외부 위원인 캐서린 만은 지난 21일 "지금 통화정책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더 강해지는 시나리오라는 대세를 거슬러 꺾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교장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이 20일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외교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오미크론발 피해 미미

영란은행은 다음달 3일 회의에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도 새로 업데이트한다. 지난 11월 전망 이후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뛰었고 오미크론 변이로 감염도 속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영란은행이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얼마나 표명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중립'을 넘겨 긴축 수준으로 끌어 올릴 가능성에 대한 신호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찾고 있다.

지난 11월 영란은행은 '금리가 올해 1% 오를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금리가 올 5월이면 팬데믹 이전인 0.75%수준으로 돌아가고 11월까지 1.25%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란은행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던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오미크론발 감염은 이제 누그러졌다. 현재 영국에서 일일 확진은 절정이었던 이달 초 대비 절반이 안 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미크론발 경제적 피해가 호텔과 같은 서비스(Hospitality) 업종에 국한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오미크론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국 국내총생산(GDP)에 끼친 여파는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1월 영국 GDP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처음으로 회복했다.

◇"판세 변화…임금-인플레 상승 악순환 위험"

고용시장도 영란은행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신규고용은 팬데믹 이전보다 60만명 적지만 그 수준에 최접근했다. 60만명은 팬데믹으로 사실상 은퇴해 고용시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낮아 더 이상의 고용성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구인은 사상 최고로 고용시장에서 구인난이 심화할 우려를 키운다. 만 MPC 외부위원은 잠재적 '판세 변화'(regime change)를 언급했다. 지난 2011년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5%를 넘겼지만 임금성장은 둔화했던 2010년대와 달리 지금은 임금과 인플레이션이 동반 상승하는 추세가 시작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판테온의 툼스 이코노미스트는 "회복세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지만 영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공급측면 제약이 더 빨리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마찰과 기업 투자 감소로 공급제약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툼스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자의 협상력은 크게 강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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