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원전 빠진 K택소노미, 수출 문제 되지 않을 것"

고은결 입력 2022. 1.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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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산업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서 발언
"원전 추가 확대 바람직하지 않아"
"방폐장 문제, 사회적 합의 진행 중"
"작년 수준 수출 증가율 쉽지 않아"
"철강 232조, 美와 지속 협의할 것"

[세종=뉴시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산업부 주요 현안업무 등을 발표한 후 출입기자단의 관심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2022.01.25.(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원자력 발전이 빠진 데 대해 "원전 수출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K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문 장관은 "유럽연합(EU) 집행위가 택소노미 초안에 원전을 포함했지만 아직 초안 단계고, 원전이 친환경적 에너지원이냐에 대해서 EU 내에서도 반으로 갈려 계속 논쟁 중인 것으로 안다"며 "4~6개월 시한을 두고 계속 협의를 거쳐갈 것이므로 그런 부분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전 수출 지원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문 장관은 "원전을 수출할 때 국내 택소노미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외 수출신용기관(ECA)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판단하게 되므로 직접적인 원전 수출의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수출입은행도 같은 입장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EU의 논의 과정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했다.

[세종=뉴시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2.01.25.(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선 정국에서 거론되는 산업부의 조직개편 가능성,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논의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문 장관은 일부 대선주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 "차기 정부에 관련된 것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업무를 하며 지금의 과제는 탄소중립 이슈가 산업과 연결돼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도 그런 식의 정책을 해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이슈이기 때문에 협업하는 쪽으로 잘 진행될 수 있는 정부 조직이 차기 정부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선주자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수의 원전이 특정 지역에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고, 사용후핵연료, 고준위 폐기물 처리 문제가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원전을 더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현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지난 정부에서 고준위 폐기물 기본계획을 만들었지만 민간의 문제 제기 등 상대적으로 협의가 부족했다"며 "이번 정부에서 구성한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시민단체, 지역주민과 협의해 지난 12월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기본계획을 다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제화, 별도 중립기구 필요하다는 건의에 따라 해당 내용이 담긴 법안도 국회에 발의했다"고 했다.

문 장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한 핀란드도 20년 가까이 협의를 거쳐 지역을 정했다"며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작은 나라에서 적절히 요인이 합치되는 지역은 찾기 쉽지 않아 더 섬세히 준비해야 하므로 사회적 합의 과정과 절차를 만드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이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서 원전 세일즈에 대한 분위기를 묻는 질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가 아랍에미리트에서 바라카 원전을 성공적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부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강조하며, 사우디의 원전 정책 스케줄이 다시 진행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순방 기회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유럽 내 원전 수주전 상황과 관련해서는 "체코 신정부도 원전을 신규로 짓는다는 정책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해 본격화되더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또한 "폴란드는 지금 원전이 없고, 장기적으로 6기 정도 신설을 염두에 두고 첫번째 제안서부터 받고 있다"며 "미국이 3월까지 제안서를 내고 우리도 한수원이 3월까지 제출하겠다고 약속해 이후 상황은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 여부에 대해서는 "사업자(한국수력원자력)가 판단해 정부 정책 방향도 고려해 협의하는 부분"이라며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원전을 기반 수소 생산 실증에 나선 데 대해 "원전에서 나오는 수소가 환경친화적인지 국제적 논의가 있다"며 "원전을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냐는 부분도 논의가 필요하고, 에너지 믹스와 관련해 산업부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수소 수입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산업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인용해 "2030년에는 수소 390만톤 중 절반은 국내에서 절반은 수입해서 충당해야 할 것"이라며 "수입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국가와 수소 공급망에 투자해 지분을 가져오는 형식으로 기업들이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2050년에는 2790만톤의 80%는 그런 형태로 해외에서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2.01.25.(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의 증가율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문 장관은 "중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에너지 가격, 원자재 가격이 올라 수입 물가 부담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장 중심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며 어느 나라나 똑같이 가질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에 주문을 하면 제때 원하는 날짜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준 것이 지난해 수출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올해에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는 수입 단가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공급망 차질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지난해 12월, 올해 1월에 석유, 가스 수입단가가 많이 오르고 다른 광물자원을 중심으로 단가도 많이 오르는 추세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차관을 중심으로 공급망 TF를 주기적으로 열어 체크하고 있으며 산업에 (공급망)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챙겨 나가겠다"며 "요소수의 경우에도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해외의 요소 가격이 많이 올라 정부가 다양한 대체 기술, 공급선 등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시행에 대한 원칙에 대해서는 "제도를 처음 운영했을 때에는 국제유가가 떨어져 (가격 하락으로) 하방 쪽으로 반영됐지만 이후에는 예상치 못했던 급상승으로 이에 맞춰 관계부처와 함께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겨울철처럼 연료비 소비가 많고 가격 인상 부담이 많은 시기는 (요금 인상을) 피해서 국민 물가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가격 변동 폭도 반영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거나 탄소중립 시대에 맞는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있다면, 개선 방향도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강 232조 조치와 관련해 미국과의 논의 상황에 대해서는 미 측에 조치 완화에 대한 요청을 했다면서도 "미국은 미국 내 철강회사에 대한 양해 등을 해결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기다려 달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미국 의원 등에 국내 기업의 입장을 다각적으로 제기했다며 "미국 입장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지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장관은 올해 산업부의 중점적인 업무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산업정책 시대, 글로벌 탄소중립 시대,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직면해 있다"며 "모든 나라가 이런 과제에 직면해 있고, 이상적인 파트너로 한국을 보는 건 있다. 실기하지 않고 세계와 미래를 함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경제가 최근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늘어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를 구축했다"면서도 "탄소중립이란 새로운 과제를 떠안고 있는 시대라서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동=뉴시스] 신한울1, 2호기 (사진=경북도 제공) 2021.07.09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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