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서 무슨 검사받나'..오미크론 방역체계 혼선 우려
오미크론 변이 초우세지역으로 구분돼 개편된 검사·진료체계를 먼저 도입하는 광주·전남·경기 평택·경기 안성 등 4곳은 새로운 방역체계 시행을 앞두고 매우 분주합니다.
4개 지역에는 내일(26일)부터 새로운 검사·진료체계가 적용됩니다.
개편의 기본 방향은 동네 의원에서도 코로나19 진료와 검사를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보건소·선별진료소에서 모든 검사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자가검사키트·신속항원검사·호흡기전담클리닉 등이 동원돼 검사 대상이 폭증하는 상황의 부담을 최대한 분산 완화합니다.
하지만 시행을 하루 앞둔 오늘에도 누가 어디에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지침 등에 대해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또 지자체마다 사전 검사를 위한 공간과 인력을 따로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부담이 생긴데다, 검사 대상자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져 오히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11곳을 운영하는 광주의 경우 그동안 이들 의료기관에서는 호흡기 환자들의 동선만 따로 구분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을 본격적으로 진료하면 병원 내 감염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클리닉 내에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일반 호흡기 질환자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해야 하는데 병원 여건상 쉽지 않은 곳들이 많습니다.
의사 1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의원은 당직 체계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담 클리닉에 대한 방역당국의 지원책 등도 아직 명확히 나온 게 없어 향후 운용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공급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고 검사 1건당 수익, 진단명 코드에 대한 지침도 없어 난감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경기 평택의 한 클리닉 관계자는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클리닉으로 몰릴 경우 인력 추가가 필요한데, 클리닉 외 다른 업무를 하고 있던 직원들을 동원하거나 추가 고용을 할 경우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3곳을 준비 중인 경기 안성은 시일이 촉박해 내일부터 바로 운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가 확정된 지침을 한 번에 내려준 것이 아니라 중간에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치다 보니 그에 따라 준비 속도도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료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개편이 새로운 진단 공간과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부담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남지역 22개 시군 보건소들도 자가진단을 위한 공간과 인력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PCR 검사 전 자가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다 이를 운용할 인력도 따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보건소마다 검사 인력을 2~3명씩 배치했는데 앞으로는 사전 검사를 위해 사람들이 더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 이를 안내하고 검사하는 인력을 더 배치해야 합니다.
새로운 여유 인력이 추가로 확보되면 다행이지만 인력 배치가 여의치 않은 경우 기존 인력이 이 업무를 대신해야 할 수도 있어 오히려 업무가 더해지는 모양새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 국민입장에서는 세부지침에 대한 혼선도 여전합니다.
자가진단키트 대상인지 기존대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고위험군' 분류가 애매한데다 실제 현장에서 대상자 스스로 이러한 분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기존 확진자와 역학관계에 있는 접촉자는 고위험군으로 구분돼 PCR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자가진단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PCR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 방역망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전국으로 확산하기 전 4곳에서 시범 운영해 보는 측면도 있다"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노출되는 문제점을 보완해 혼선을 최소화할 방침이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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