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폭망각인데?" 족집게 美행동주의 펀드, 유니레버 찍었다
미국의 유명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가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 지분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유니레버가 무리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려다 주가가 폭락하자 경영에 간섭할 목적으로 투자를 본격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운용사는 앞서 '프록터앤드갬블(P&G)' 이사회를 점령해 지배구조 등을 모두 뜯어고친 곳으로 향후 유니레버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걸림돌을 만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사인 트라이언 파트너스는 수개월 전부터 상당한 규모의 유니레버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12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소비자 헬스케어 부문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이후 주주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깐깐한 행동주의 펀드인 트라이언까지 대응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말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며 애드빌·센트륨·테라플루·센소다인 등 의약품 브랜드를 보유한 GSK 헬스케어 부문 인수를 위해 약 500억파운드(81조원)을 제안했다가 GSK로부터 거절당했다. 유니레버 주주들 역시 GSK 헬스케어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격렬히 반대했다. 이미 도브(샤워용품), 헬만(마요네즈), 립톤(차), 메그넘·벤앤제리스(아이스크림) 등을 운영 중인 유니레버가 이들 브랜드를 인수하더라도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모색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유니레버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후 10% 이상 폭락하는 등 시장의 동요가 컸다. 당시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인수 시도였다"며 "유니레버의 주가 폭락은 GSK 헬스케어 부문을 인수하더라도 성장성 교착 상태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시장의 시그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펠츠 회장은 2017년 P&G 지분 1.5%를 가지고 최대주주 측과 위임장 대결을 벌인 끝에 1년 뒤 이사회에 입성해 화제가 됐다. 시장에선 펠츠 회장이 P&G 기존 최고경영자(CEO)를 내보내고 회사를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접 경영에 욕심을 내지 않고 회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에만 주력했다. 펠츠는 지난해 말 P&G 이사회에서 물러 났는데 그의 재임기간 동안 P&G 주가는 85% 올랐다.
트라이언이 소비재기업 투자 포트폴리오의 새로운 타깃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유니레버를 낙점했다고 FT는 전했다. 유니레버는 2019년 앨런 조프 CEO 취임 이후 실적 등 성장세가 확연히 꺾였다. 시가총액 940억파운드(152조2000억원)로 영국에서 3번째로 큰 대기업 집단이지만 지난 5년간 주가가 13%대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세계 주요 기업 주가가 대부분 크게 올랐지만 유니레버의 경우 18% 가까이 하락했다. 유니레버의 10대 주주 중 한 곳인 영국 투자회사 펀드스미스 측은 "과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집착 때문에 사업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라이언 펀드의 지분 확보로 조프 유니레버 CEO의 바람대로 업종 확장의 꿈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해석이 나온다. 트라이언 파트너스가 유니레버에 경쟁력 없는 식품 브랜드 매각을 강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마틴 데보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유니레버를 둘러싼 논쟁의 온도는 더 뜨거워 질 것"이라며 "트라이언 펀드가 뜻을 같이 하는 주주들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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