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승도 부족했던 [시즌 결산- 토론토 블루제이스]

김재호 2022. 1.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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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우승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88승을 기록했다. 그보다 더 많은 승수를 올리고도 포스트시즌에도 못간 팀이 있다. 91승을 기록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들이다. 이들이 잘못한 일은 단 하나, 한 지구에 90승만 네 팀이 나온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에 속해 있었다는 것이었다. 와일드카드에 진출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92승이었다. 그러니까 딱 1승이 부족했다.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고 이들의 2021시즌을 싸잡아 실패로 규정하면 안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TD볼파크, 트리플A 홈구장인 세일렌 필드를 전전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수 차례 강조했듯, 선수들은 이런 힘든 상황을 변명삼지않고 꿋꿋하게 순위 경쟁을 벌였다. 7월 31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즈와 홈경기에서 드디어 로저스센터를 밟았고, 이후 상승세를 탔다. 로저스센터에서 치른 첫 홈 11연전에서 9승 2패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9월의 시작과 함께 8연승을 달리며 다시 한 번 가속 페달을 밟았다.

토론토는 91승을 거뒀음에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9월 29일부터 시작된 양키스와 홈 3연전이 고비였다. 류현진, 호세 베리오스, 로비 레이를 투입했지만 1승 2패에 머물렀다. 특히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레이가 한 이닝에만 홈런 세 개를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 시리즈를 내주며 포스트시즌 자력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고, 시즌 마지막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3연전을 모두 이겼지만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훑어보기 91승 71패 아메리칸리그 동부 4위, 846득점 663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마르커스 시미엔 7.3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6.8 로비 레이 6.7 보 비셋 5.9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3.9

시미엔을 비롯한 타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사진= MK스포츠 DB

좋았던 일

류현진의 2021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지킬 앤 하이드'. '지킬 박사' 류현진은 시즌 첫 두 달 흔들리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탱해줬다(시즌 첫 10경기 평균자책점 2.62). 총 다섯 번의 등판을 6이닝 이상 무실점으로 막으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두 차례나 7실점하고도 팀이 이기는 등 운도 따랐지만, 크게 봤을 때 그는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선수였다(등판 경기 19승 12패). 2020년 토론토 선발진을 류현진이 외롭게 끌고갔다면, 2021년은 완전히 달랐다. 로비 레이는 구위가 좋은 투수가 제구가 잡히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32경기에서 193 1/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84 기록, 사이영상을 손에 넣었다. 스티븐 매츠도 29경기에서 150 2/3이닝 던지며 3.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시즌 도중 콜업된 알렉 매노아, 트레이드로 합류한 호세 베리오스도 자기 역할을 했다. 선발 불펜 오가며 궂은일 마다하지않은 로스 스트리플링도 기억해야한다.

조던 로마노는 마무리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2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단 한 번의 블론세이브만 기록하며 2.14의 평균자책점 찍었다. 좌완 팀 메이자도 61경기에서 5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3.40, 19홀드 기록하며 불펜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시즌 도중 합류한 우완 잠수함 투수 애덤 심버는 39경기에서 37 1/3이닝 던지며 7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우완 언더핸드라 좌타자에게 약할 거 같은데 좌타자에게 더 강했다(좌타 피안타율 0.184/피OPS 0.575, 우타 0.259/0.619).

타선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잠재력이 폭발했고(타율 0.311/OPS 1.002 48홈런 111타점) 보 비셋도 뒤따랐다(0.298/0.828 29타점 102타점). 여기에 마르커스 시미엔이 'FA로이드'를 제대로 맞았고(0.265/0.873, 45홈런 102타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맹타를 휘둘렀다(0.296/0.870, 32홈런 116타점). 타율 0.264 OPS 0.907 22홈런 50타점 기록한 조지 스프링어가 초라해보일 정도였다.

류현진의 2021시즌은 기복의 연속이었다. 특히 시즌 막판이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하이드 씨' 류현진은 순위 경쟁이 진행중이던 시즌 막판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시즌 마지막 10경기 평균자책점 7.43). 특히 시즌 마지막 네 경기는 11.2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연고 지역 유력 매체 '토론토 스타'는 "전직 에이스"라는 매정한 표현을 사용하기도했다. 태너 로어크의 2년 계약은 대실패로 드러났다.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3이닝 3피홈런 5실점으로 무너진 뒤 다시는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고 쓸쓸하게 팀을 떠났다. 2020년 24경기 평균자책점 1.50으로 괜찮은 활약했던 라파엘 돌리스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39경기 평균자책점 5.63).

매노아는 성공했지만, 다른 젊은 투수들은 우려스런 방향으로 향했다. 한때 최고 유망주 소리 들었던 네이트 피어슨은 부상에 시달리며 12경기 등판에 그쳤고 내용도 안좋았다(15이닝 4.20). 트레이드의 유산인 앤소니 케이도 11경기 평균자책점 5.61로 부진하며 선발에서도, 불펜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류현진 합류 첫 해 캠프에서 커터를 배우며 학구열을 불태웠던 트렌트 손튼도 37경기 평균자책점 4.78로 부진했다. 또 다른 유망주 라이언 보루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24경기 4.94). 성장해주며 주전 경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야할 선수들이 모두 엇나갔다.

타선은 무서웠지만, '우경화'가 심했다. 캐반 비지오(79경기 타율 0.224/OPS 0.678) 리즈 맥과이어(78경기 0.253/0.654) 등 좌타자들이 자기 역할을 못했다. 그나마 시즌 도중 합류한 코리 디커슨이 46경기에서 타율 0.282 OPS 0.779로 활약해준 것이 다행이었다. 포수 유망주 맛집으로 알려진 블루제이스지만, 확실한 주전 포수를 정하는 것도 시급해보인다. 그 유망주 중 한 명인 라일리 애덤스를 내주고 영입한 브래드 핸드는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방출시켰다(11경기 7.27). 두 시즌 연속 마무리로 낙점한 선수가 조기에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2020년에는 켄 자일스가 시즌 초반 이탈했고, 2021년 마무리로 낙점한 커비 예이츠는 시즌도 치르기전에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6년 1억 5000만 달러 계약의 첫 해를 보낸 스프링어는 건강할 때는 괜찮았지만, 부상으로 삐걱거릴 때가 많았다. 첫 해부터 이러면 곤란하다.

앞으로 할 일 FA: 코리 디커슨, 재로드 다이슨, 스티븐 매츠, 데이빗 펠프스, 로비 레이, 마르커스 시미엔, 호아킴 소리아, 커비 예이츠, 연봉조정: 로스 스트리플링, 제이콥 반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애덤 심버, 트레버 리차즈, 라이언 보루키, 대니 잰슨,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팀 메이자, 트렌트 손튼, 캐반 비지오

레이와 시미엔은 놓쳤지만, 베리오스를 7년 1억 3100만 달러 장기계약으로 묶는데 성공했다. 오랜 시간 지켜봐왔던 가우스먼을 5년 1억 1000만 달러에 붙잡았다. 류현진과 한때 한 배를 탔었던 이미 가르시아를 영입하며 불펜도 보강했다. 지난 시즌 부상자가 많았던 불펜은 가르시아 한 명 영입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조지 스프링어를 뒷받침할 수비 능력 있는 중견수와 타선의 균형을 맞춰줄 좌타자 영입이 필요하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선수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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