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표정 연습

2022. 1. 2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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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흔
아침이다
얼굴에 표정을 붓고
주물주물 주물러서
주물을 뜬다
이것은 곧 굳겠지
이것으로 가면을 만들어
쓴다
이로써 나와의 관계가 이룩된다
굳센 성기처럼 주름을 펴고
어깨를 펴고
빤빤히 표정을 연습해
내면을 비울수록
자세가 당당해지지
자세히 보면
자세의 형태를 볼 수 있다
얼굴에도 자세가 있으며
사회에 가까운 얼굴일수록
가면이 필수다 그러니
써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정치학(Politics)에서 “인간은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다” 라고 말했듯이

인간은 타인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존재하에 이루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 자신보다는 남을 의식하여 샤워 후,

얼굴에 가면을 쓰고 출근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감정의 소통이나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소양을 버리면

가면 쓰기가 좀 더 수월해집니다.

내면을 버리면 체면이 없어지니까요.

가면을 쓰지 않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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