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 3점대' 다시 열리나
[경향신문]
바람은 분명 한쪽 방향으로 불고 있다. KBO리그 새 시즌을 앞두고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변화들이 ‘투고타저’를 가리키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던 KBO리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교체의 칼을 뽑아든 뒤로 점차 투타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는 조금 더 투수 쪽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5.17까지 올라갔던 리그 평균자책은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춘 2019년 4.17로 폭락한 뒤로 2020년 4.76에 이어 지난해 4.44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올해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리그 평균자책 3점대 시대가 재현될지 모른다. KBO리그는 전체 평균자책 3.82를 기록한 2012년 이후로 5점 전후의 전체 평균자책 그래프를 그렸다.
올 시즌은 공인구 교체 못지않게 큰 파급력을 보일 수 있는 조치로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예고돼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높은 존의 타깃이 넓어진다. 바깥쪽 역시 전보다 후한 판정이 예상된다. 하이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는 강속구 투수와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쓸 수 있는 기교파 투수 모두 유리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투고타저 흐름을 재촉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은 최근 시즌에 각팀의 실점과 볼넷 연관성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8년 2.44개에 이르던 경기당 홈런 수가 지난해에는 1.61개까지 떨어졌다. 그에 반해 2018년 6.45개에 머물던 경기당 볼넷 수는 지난해 8.18개로 많아졌다.
공인구 교체가 홈런 수에 영향을 미쳤다면,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볼넷 수 조정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의 규모 변화도 투고타저 바람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직구장은 새 시즌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3m 정도 당기는 방법으로 외야까지 거리를 늘린다.
그간 사직구장은 타고투저 현상에 불을 붙이는 발화점 같았다. 좌우 95m에 중앙 118m의 타자친화형 구장으로, 롯데가 지난해 팀 평균자책 5.37로 이 부문 최하위로 내려앉는 데 하나의 배경이 됐다. 원정팀은 사직구장에서 팀타율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전통적으로 투수력이 약세인 롯데가 사직구장의 변신을 발판으로 일정 부분 도약에 성공한다면 전체 리그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파 투수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해외파로 미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양현종이 KIA 에이스로 복귀한 가운데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투수들이 에이스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삼성 원태인과 한화 김민우가 에이스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고, 지난해 출발과 끝이 달랐던 두산 우완 이영하의 재기가 기대되는 시즌이다. 여기에 KT 소형준, LG 이민호,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 등 영건들의 도약이 예상된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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