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TV를 넘어라..모바일에 '사활'
[경향신문]
OTT에 시청자 뺏기고, IPTV 수수료 인상 부담에 ‘모바일’ 전환 속도
사명에서 ‘TV’ 빼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 마케팅·판매 채널 다변화
롯데홈쇼핑, 실물 상품과 NFT 연계…NS홈쇼핑, 4060 특화 ‘라방’도
TV 홈쇼핑 업계가 사업 기반을 모바일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법인명에서 TV를 빼고, 모바일 전용 브랜드를 만들거나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TV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과 송출수수료 부담에 따른 성장 정체가 이어지면서 판매 채널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TV 홈쇼핑을 시작한 CJ온스타일은 지난 12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전용 패션 자체 브랜드(PB) ‘선샤이너’를 출시했다. CJ온스타일이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채널을 겨냥해 패션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W컨셉’과 ‘29CM’ 등 주요 패션 플랫폼에 입점해 구매력이 커진 MZ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4월 앱에 NFT(대체불가토큰) 마켓플레이스를 열어 실물상품과 연계한 NFT 사업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도 구축해 가상모델 ‘루시’ 등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라방)을 진행한다.
GS샵(구 GS홈쇼핑)은 홈쇼핑 사업으로 쌓은 방송 제작 역량을 활용해 라이브 커머스 제작 대행 서비스인 ‘문래라이브’ 사업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했다. 현재 100여 곳이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며 매월 5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신세계TV쇼핑은 법인명을 (주)신세계티비쇼핑에서 (주)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변경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유통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라이브쇼핑 플랫폼으로서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T커머스(녹화방송을 보며 상품을 구매하는 데이터 홈쇼핑) 기반의 TV 방송과 온라인·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NS홈쇼핑은 4060세대에 특화된 라방을 내세웠다. 패션 쇼핑몰과 협업한 패션 프로그램 ‘엔라방X코코블랙’을 이용해 홈쇼핑 주 고객층인 4060세대를 모바일로 유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1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코코블랙은 20~4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패션 쇼핑몰이다. 그 외 타사들도 홈쇼핑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라방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e커머스와 협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시청률이 하락하는 데 반해 송출수수료는 계속 올라 성장이 정체되는 TV 홈쇼핑 업체들의 고민이 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인터넷(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자릿세’다. 홈쇼핑 업체들이 매년 지급하는 송출수수료 규모는 2016년 매출액의 36%에서 지난해 53%로 상승했다.
쇼핑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홈쇼핑 업체들은 TV를 대신할 매체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홈쇼핑 업계가 기존의 e커머스 기업들을 넘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로 기존 고객을 넘어오게 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고객 확보로 출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찾는 게 향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입꾹닫’ 산업부, 액트지오-석유공사 공문 제출요구에 “안보·영업기밀” 부실 답변만
- 4만명 몰린 대학축제서 술 먹고 춤춘 전북경찰청장 ‘구설’
- “남편 관리 잘해” 황재균 벤치클리어링, 티아라 지연에 불똥
- 1630마리 중 990마리 돌아오지 않았다...30대 직장인이 밝힌 진실
- 이번엔 라이브로 모습 보인 김건희 여사···단계적 확대?
- [에디터의창]출생률 제고를 위한 성욕과 교미의 정치경제학
- 유명 가수 집 직접 찾아간 경찰관…알고 보니 개인정보 무단 조회
- 개혁신당이 ‘김정숙 특검법’ 내는 국힘에 “쌩쑈”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 성일종 “윤 대통령 지지율? 인기 없는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라 그래”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