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백 없는 스리백 전술' 바이에른, 헤르타 대파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2. 1. 2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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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에른, 헤르타전 4-1 대승
▲ 바이에른, 윙백 없는 3-2-4-1 포메이션 가동
▲ 바이에른, 2선 4인방과 3선 2인방이 4골 3도움 독식
▲ 바이에른, 유효 슈팅 19개는 분데스리가 역대 1경기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헤르타 베를린 상대로 이선 공격 자원 4명을 투입한 윙백 없는 3-2-4-1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바이에른이 올림피아슈타디온 원정에서 열린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에서 헤르타를 4-1로 대파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16승 1무 3패 승점 49점으로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43점)에 승점 6점 차 리드를 유지하면서 1위를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 감독은 변칙적인 3-2-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언제나처럼 최전방 원톱으로 위치했고, 르로이 사네와 토마스 뮐러가 더블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한 가운데 킹슬리 코망과 세르지 그나브리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4명의 이선 공격 라인으로 나섰다. 코랑텡 톨리소와 요슈아 키미히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니클라스 쥘레를 중심으로 뤼카 에르난데스와 벤자맹 파바르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지켰다.


통상적으로 윙백을 배치하는 스리백과는 달리 윙백 없이 이선 공격 라인에 4명을 배치하는 상당히 공격적인 전술이었다. 게다가 기본 포진은 키미히와 톨리소 더블 볼란테긴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톨리소가 공격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키미히 혼자 중원에 남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측면 수비 없이 스리백과 1명의 후방 플레이메이커를 제외하면 6명이 전원 공격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바이에른은 이선 공격 라인이 공격력을 폭발시키면서 헤르타의 골문을 시종일관 위협했다. 실제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점유율에서 7대3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무엇보다도 슈팅 숫자에서 30대5로 6배가 더 많았다. 심지어 유효 슈팅에선 19대2로 압도하다시피 했다. 코너킥에서도 9대4로 앞선 바이에른이었다. 참고로 유효 슈팅 19회는 축구 통계 전문업체 'OPTA'에서 해당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4/05 시즌 이래로 특정팀이 분데스리가 1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유효 슈팅에 해당한다.


특히 사네가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6회 슈팅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그 뒤를 뮐러와 그나브리가 5회로 따랐다. 드리블 돌파는 코망과 뮐러가 키미히와 함께 4회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키미히가 무려 7회의 찬스메이킹을 통해 후방에서 양질의 볼배급을 해주면 6명의 선수들이 대거 페널티 박스와 측면 공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달려들어서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는 모양새였다.

이 과정에서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기습적으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톨리소가 뮐러의 로빙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골을 넣었으나 이는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 반칙이 불리면서 뒤늦게 취소가 됐다. 19분경엔 톨리소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감각적인 힐킥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아쉽게도 골키퍼 손끝을 스치고선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바이에른은 25분경, 코망의 크로스를 톨리소가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35분경엔 그나브리의 대각선 크로스에 이은 레반도프스키의 슬라이딩 논스톱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으나 전반 종료 직전, 키미히의 간접 프리킥을 뮐러가 방향만 바꾸는 센스 있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은 2-0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바이에른은 후반에도 헤르타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하지만 후반 17분경 그나브리의 날카로운 슈팅과 후반 23분경 뮐러의 골문 앞 슈팅이 연달아 헤트라 골키퍼 알렉산더 슈볼로프의 선방에 막히면서 바이에른은 골을 추가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에 바이에른은 후반 24분경에 코망과 톨리소를 빼고 백업 왼쪽 측면 수비수 오마르 리차즈와 미드필더 마르첼 자비처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바이에른은 많은 유효 슈팅 속에서도 연이은 슈볼로프의 선방으로 골을 넣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정작 후반 29분경에 슈볼로프의 실수 덕에 골을 추가할 수 있었다. 레반도프스키가 압박을 감행하자 슈볼로프가 위험천만한 횡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가로챈 사네가 곧바로 빈 골대에 볼을 밀어넣은 것.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은 후반 33분경에 키미히의 전진 패스를 받은 그나브리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엔서 골을 추가하면서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바이에른은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에르난데스와 뮐러, 그나브리를 빼고 코로나에서 돌아온 중앙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와 '신성' 자말 무시알라, 그리고 만 16세 유망주 파울 바너를 투입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우파메카노가 교체 출전과 동시에 첫 터치를 골키퍼 백패스로 가져간 게 짧게 연결되면서 헤르타 공격형 미드필더 유르겐 에켈렌캄프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대로 경기는 바이에른의 4-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록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의 4경기 연속 골 행진에 제동이 걸렸으나 톨리소와 뮐러, 사네, 그나브리가 골은 넣었고, 키미히가 2도움을 올린 데다가 코망까지 도움을 추가하면서 2선 미드필더 4명과 3선 미드필더 2명이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포인트가 쏟아지면서 대승을 거둔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후반기 개막전(18라운드)에서 무려 9명의 선수들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결장했고, 부상 선수 2명에 더해 아프리칸 네이션스 컵 차출 2명까지 더하면서 13명이 결장하는 악재가 있었다. 이로 인해 바이에른은 미드필더인 자비처와 키미히를 좌우 측면 수비수로 배치했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무시알라를 중앙 미드필더로, 그리고 유스 출신 공격수 마익 틸만을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켜야 했다. 결국 바이에른은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드러내면서 1-2 패배와 함께 후반기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빠르게 팀을 수습한 나겔스만은 쾰른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서 헤르타전에서도 변칙적인 3-2-4-1 전술을 통해 4-1 대승을 이끌어냈다. 수비 쪽에 코로나로 인한 전력 누수가 대거 발생하자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상대를 파괴하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두 경기 연속 4골을 넣으며 대승을 거두었으면 만족할 법도 하다. 그럼에도 나겔스만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많은 득점 찬스를 놓친 것보다도 실점한 게 더 거슬린다. 전적으로 불필요한 실점이었다. 난 경기를 통제하는 걸 좋아한다. 우리는 이미 4-0으로 앞서고 있었다. 부담감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백패스를 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경기 내용에 불만을 토로했다. 대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단 실수를 복기하면서 팀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나겔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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