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에 음질도 빵빵.. 진화하는 셋톱박스

LGU+, OTT전용 UHD4 출시
국내 첫 고성능 'AI 칩' 탑재
사운드·데이터 자동분석 설정
SKB, OTT 애그리게이션 준비

LG유플러스 모델이 새롭게 출시된 UHD4 셋톱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유료방송사들이 셋톱박스 고도화에 나섰다. IPTV용 셋톱박스의 성능을 높여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 시청을 즐기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대중화를 고려해 다양한 콘텐츠를 고화질·고음질로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공간과 콘텐츠에 맞춘 음향을 제공하는 'UHD4'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IPTV 최초로 고성능 AI(인공지능) 칩을 탑재해 구형 TV에서도 최신 TV 수준의 고품질 사운드를 제공해 준다. 리모컨에 탑재된 마이크가 수집한 TV 음향을 셋톱으로 전송하면 셋톱 내 AI 칩이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자동으로 사운드를 설정해주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사운드바형 셋톱박스 'U+tv 사운드바 블랙'도 내놓은 바 있다. 사운드바는 길쭉한 모양의 음향기기로, 입체적인 소리를 제공해 TV 등 디스플레이 주변부에 설치하면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SK브로드밴드도 사운드바 모양 셋톱박스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오디오 전문 브랜드 뱅앤올룹슨(B&O)과 사운드바 일체형 셋톱박스 'AI 사운드 맥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의 AI '누구(NUGU)'가 탑재됐고, 구글 어시스턴트도 지원해 안드로이드 기반 OS(운영체제)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업계는 이용자들이 셋톱박스를 통해 OTT를 시청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KT는 최신 안드로이드TV OS를 탑재한 IPTV 셋톱박스 '기가지니A'를 내놨다. 기가지니A에 OTT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스마트TV처럼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도 유사한 기능의 'OTT 애그리게이션 박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디어 시장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OTT를 셋톱박스로 시청하도록 해, 이용자들이 TV 앞에 더 오래 앉아있게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통신사의 셋톱박스 성능 개선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최대 통신기업 버라이즌은 지난해 12월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OTT 이용이 가능한 '스트림TV' 서비스를 내장시킨 사운드바 제품을 약 47만원(399.99달러)에 선보였다.

한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은 미디어 장비에도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 고품질 콘텐츠가 증가하고, 이를 고음질·고화질로 감상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어 셋톱박스 기능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