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단 사회적 가치"..윤종원의 '평생 지점' 실험

서대웅 2022. 1. 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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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024110)이 수익은 낮지만 고령층이 자주 찾는 영업점을 '평생 지점'으로 지정해 운용하는 실험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창구 방문 고객은 많지만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인 데다 영업과 무관한 고객이 자주 찾는 곳을 평생지점으로 지정했다"며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폐쇄하기 어려운 점포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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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銀, 금융소외층 접점 확대
고령고객 많은 저수익 점포 7곳
폐쇄 대신 실버 대면서비스 특화
다른 점포와 달리 절대평가 도입
영업부담 완화해 서비스 집중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기업은행(024110)이 수익은 낮지만 고령층이 자주 찾는 영업점을 ‘평생 지점’으로 지정해 운용하는 실험에 나섰다. 최근 은행권이 영업점을 축소하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직원들이 ‘돈 되는 상품’을 팔지 않더라도 고령 고객에게 서비스를 확대하면 더 나은 성과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저수익 점포를 폐쇄하는 대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노동조합이 합의한 결과물이다.

24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서울 삼양동, 불광역, 개봉북, 역곡, 오류동, 천호동, 신길동 등 7개 영업점을 ‘평생 지점’으로 지정·운영에 나섰다.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서 평생 지점엔 고객 관련 지표 및 배점을 축소하고 절대 평가 방식을 통해 직원의 경영 평가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직원들이 ‘돈 되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기보다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기업은행은 통상 10~12개 영업점을 1개 그룹으로 분류해 반기(1000점), 연간(1500점) 지점 평가를 시행한다. 평가는 1~5등급까지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지점들은 반기 총점인 1000점을 기본으로 받고 가산점을 더 받기 위해 영업 경쟁에 나선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사진=IBK기업은행)
하지만 평생 지점엔 절대 평가를 적용한다. 개인·기업 고객 대상의 대출 등 영업 관련 지표를 일정 수준 이상만 달성하면 되기 때문에 방문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창구 방문 고객은 많지만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인 데다 영업과 무관한 고객이 자주 찾는 곳을 평생지점으로 지정했다”며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폐쇄하기 어려운 점포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평생 지점에는 바이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도입해 고령 고객의 이용 편의성도 높였다.

고령층도 비대면 금융 거래에 친숙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혼잡 시간에도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평생지점을 이용하는 고객은 개인의 생체정보(장정맥)을 이용해 신분증 없이도 본인 및 실명 확인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특히 평생지점은 노조가 제안한 내용을 윤 행장이 받아들인 사례다.

윤 행장은 다른 안건은 최종 협의를 하지 못했지만 평생지점 제도는 ‘노사합의 사전 이행사항’으로 정하고 지난해 7월 도입해 시행에 옮겼다. 노사협의회는 지난해 12월 말 평생지점 운영을 최종 합의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단순히 수익성만 추구하지 않고 금융 소외 계층과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고령 고객에 대한 ‘평생 접점’을 약속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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