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느 한곳 온전한 데가 없는 일자리 지표
어제 발표된 지난해 일자리 통계 지표를 보면 어느 한곳 온전한 구석이 없어 보인다. 지난해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늘어나긴 했지만 이는 2020년의 기저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질적으로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이며 오히려 만성적인 실업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게 고용시장의 현주소다. 여기에 자영업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걸리고 단기 일자리 위주의 취업자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가다가 고용한파의 딜레마에 빠져 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을 지우기 어렵다.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봐야 한 것은 구직단념자 부분이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또 취업 가능성은 있지만 1년간 구직활동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들로서, 지난해 이 숫자가 62만 8000명대로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않은 지표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의 경우 12만 8000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 19 확산 첫해보다 8.1% 포인트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악전고투를 무릅썼지만 끝내 취업의 문을 열 수 없었던 사람들인 것이다. 특히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중에 2030 세대가 6만 5000명으로 절반에 달한 것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 진출을 앞둔 많은 젊은이들이 장기실업자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하는 점도 그렇거니와 이들 중엔 초장기 실업자로 전락하는 숫자도 적지 않다고 볼 때 이런 인적 자원의 무더기 사장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을 떨어트릴 게 자명한 까닭이다. 일할 능력을 갖춘 경제주체라면 그에 걸맞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거나 구직 기회가 닿아야 맞다. 그렇기는커녕 경제활동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구직을 단념하거나 1년 내내 실업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런 사회에서 미래의 꿈을 설계한다는 것은 허망한 일이 될 뿐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는 하나, 고용 지표가 이렇게 추락하는 것은 엄중한 신호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기업의 기를 살려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정부 당국은 직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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