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큰절 퍼포먼스, 잘 와닿지 않는다

2022. 1. 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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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국민 사과가 잦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경기도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큰절까지 하면서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반성', '사죄', '사과'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날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다. 민주당 후보로서 변명하지 않고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사과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왜 사과를 하는지 의아하다. 그럼 문재인 정부가 20여 차례나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동안 이 후보는 팔짱만 끼고 있었단 말인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바라보는 이 후보의 태도도 애매모호하다. 어떨 땐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또 어떨 땐 사과를 하고 있다. 그제는 서울 107만 호를 포함해 전국에 총 311만 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과연 이게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의 사과 횟수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사과나 반성도 시의적절해야 하는데 아무 때나 남발하면 진정성이 떨어지는 법이다. 이 후보가 큰절로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24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국민들의 아픈 마음과 어려움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했다"며 큰절을 올렸다. 당시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조카 살인사건 변론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를 보고 있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지던 상황이었다. 

당시 이 후보는 큰절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한 달 만에 대반전을 이뤄냈다. 어제 대국민 사과와 큰절도 같은 맥락에서 '국면 전환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대선 판세는 두 후보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이 후보가 오차 범위 전후로 밀리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번 큰절 이벤트 또한 이 후보의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이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일회성 퍼포먼스보다는 진정성 담긴 공약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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