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방공식별구역서 올 들어 최대 무력시위..군사적 위협 고조 전망
[경향신문]
중국이 올 들어 최대 규모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무력 시위를 벌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올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23일 J-16 전투기 24대와 J-10 전투기 10대, Y-9 통신대항기 2대, H-6 폭격기 1대 등 모두 39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만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해 군용기를 긴급 출동시켜 전파 경보를 보내고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해 중국 군용기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이날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 숫자는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 초 나흘 동안 148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벌인 이후로 가장 많은 숫자이기도 하다. 중국 군용기는 올 들어서도 거의 매일 같이 대만 ADIZ를 넘나들고 있지만 평소 동원되는 군용기는 2∼3대 정도다. 이날 평소보다 많은 군용기가 동원된 배경은 불분명하지만 대만 현지언론들은 미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필리핀해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한 것에 주목했다. 미 태평양함대가 같은 날 일본 해상자위대와 대만 동쪽 해역을 포함하는 필리핀해에서 연합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새해 들어 다시 시작된 중국의 대규모 무력 시위는 올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한층 강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지난해 239일에 걸쳐 모두 961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이는 전년에 모두 380대의 군용기가 동원된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올해는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결정과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만 싱크탱크인 국책연구원 궈위런(郭育仁) 집행장은 “중국이 올해 더 많은 군용기를 대만 ADIZ에 보내 위협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2020년이 상황의 전환점이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우시푸(歐錫富) 대만 중국정치군사작전개념연구소장도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만해협에서 중국군의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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