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익숙함과 개성 사이에서 존재감 드러낸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

김형근 2022. 1. 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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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이하 익스트랙션)’은 유비 소프트의 대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레인보우 식스’의 최근작 ‘레인보우 식스: 시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협동 전술 FPS다. 이 게임은 “정체불명의 외계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는 배경 설정 아래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 등장하는 요원들을 봉쇄 지역에 투입해 ‘아키언’이라 불리는 불가사의한 외계 생명체의 위협에 대처하며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익스트랙션’의 이야기는 지난 2018년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 진행됐던 기간 한정 이벤트인 ‘아웃브레이크’와 연관이 있다. ‘아웃브레이크’는 미국 뉴멕시코 주에 추락한 소련제 우주 캡슐에서 시작된 의문의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레인보우 팀의 활약을 다루고 있으며, 5:5 대인전이 아닌 3인 협력 PvE 모드로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며 세계관의 확장에도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이벤트가 받았던 긍정적 반응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게임으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이 ‘익스트랙션’으로 비슷한 사례로는 ‘검은사막’의 이벤트 ‘그림자 전장’을 배틀로얄 형식으로 개발한 ‘섀도우 아레나’를 꼽을 수 있다. ‘익스트랙션’은 처음 공개됐던 시점 이후 개발 과정에서 이름이 여러 번 바뀌고 발매 일정도 연기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출시됐던 주요 기대작들이 대체로 실망을 안겼기에 안정적인 재미를 줄 ‘마지막 희망’으로 관심을 받아 왔다.
‘익스트랙션’의 스토리를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보이는데 바로 ‘아웃브레이크’는 일시적인 이벤트였던 만큼 전염병으로부터 발생한 문제를 해결이 되는 식으로 마무리됐으나, ‘익스트랙션’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퍼져나갔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오프닝 영상서 볼 수 있는 뉴욕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알래스카, 그리고 이 이야기의 기원이 되는 뉴멕시코 등에 전염병이 창궐한 각지를 찾아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게임에 들어가면 우선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VR 미션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익스트랙션’ 플레이의 기초적인 개념부터 미션 플레이, 포인트를 얻는 방법, 초반 등장하는 적들의 특성 등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레인보우식스: 시즈’ 베이스의 게임인 만큼 드론을 이용한 정찰이나 하트비트 센서 등 익숙한 장비도 등장하는 반면 몬스터의 공격 방식이나 치료의 개념 등 조금씩 다른 요소들도 있기에 직접 VR 맵을 돌아다니며 이런 모든 지식을 머리에 넣고 갈 수 있는 몇 없는 좋은 기회다.

다만 튜토리얼이지만 여느 톰 클랜시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결코 만만한 난이도는 아니기에 빨리 본편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여러 차례 반복하며 완벽히 세부 미션을 클리어하고 이 게임이 유저들에 요구하는 바를 익히고 넘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게임은 혼자 플레이하는 것 보다는 3인 협력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협력형 게임이기에 게임에 대한 지식 없이 덜컥 공방에 들어갔다가는 동료들에 피해를 끼치거나 임무 실패라는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게임이 진행되는 하나의 지역에는 3개의 맵이 있고 각각의 맵은 3개의 세부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하나의 구역마다 13가지의 임무 유형 중 하나의 미션이 무작위로 주어지는 형태로 한 번의 플레이에 최대 3개의 메인 임무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구조는 몬스터들에 포위당한 인질을 구출해 탈출 위치까지 이동해야 하고, ‘생체 검사’는 지정된 적 또는 몬스터에 은밀하게 접근해 처치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획득해야 한다. 이렇게 임무들은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요구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장구류나 팀원의 병종, 그리고 상태가 임무 수행에 적절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세부 구역이 종료될 때마다 귀환 지점이 존재해 귀환 또는 다음 구역으로의 전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각 구역마다 전투 환경이 급변하거나 고난이도 보스가 등장하는 등 난이도가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필요하다. 이 고민이 필요한 이유는 미션을 진행하다 쓰러지거나 했을 경우 동료가 치료를 해주거나 탈출 위치까지 이동시킨다면 부상 정도에서 끝나지만 혼자 하다가 쓰러지거나 동료의 구출 없이 전장을 이탈했을 경우 MIA(작전 중 실종) 상태가 되어 다시 해당 지역을 방문해 요원을 구출해야 하는 일종의 숙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진행했을 경우는 등장하는 적이나 몬스터의 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해결이 쉽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자 낮은 난이도의 미션을 클리어하거나 지인들과의 보이스채팅 등을 통해 협력하는 방식이 초반을 편하게 진행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실력만을 믿고 무턱대고 공방으로 넘어갔을 경우, 미션의 종류와 상관없이 무조건 몬스터나 둥지에 달려드는 인터넷 동료 요원들의 행동 또한 연대책임이 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을 때 공방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맵을 돌아다니다 보면 둥지 근처나 적들을 사살했을 때 바닥이나 벽에 뿌려지는 끈끈이같은 ‘스프롤’이 있다. 이것을 밟으면 미션이 느려진다거나 특정 성향을 띄며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적들에 몰래 다가가 일격으로 해치워 스프롤이 나오지 않게 하거나 미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화기로 제거를 해줘야 한다.

이렇게 미션을 반복해 포인트를 쌓고 레벨을 쌓다 보면 새롭게 투입되는 요원들과 적의 생태 및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장구류가 추가된다. 현재 시점에서 요원은 기본 요원을 포함해 18명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REACT 테크를 통해 추가되는 장구류는 폭발물과 생존력을 높여주는 장비, 그리고 특정 미션 플레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미션을 해결하는 자유도가 늘어난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다양한 장구류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한편 더 높은 보상을 빠르게 얻기 위해 높은 난이도에서 게임을 진행했을 경우 더 많은 적과 스프롤이 등장하고 적들의 공격성 역시 증가한다. 여기에 아군을 실수로 공격했을 경우 주는 피해도 커지기 때문에 공방에서 파티가 터질 확률도 높아지는 만큼 “과한 욕심은 슬픈 결말을 불러온다.”는 점을 절대 잊으면 안된다. 이 게임은 비슷한 장르의 게임인 ‘GTFO’보다는 쉬운 것이 맞기는 하지만 팬들로부터 ‘라이트한 GTFO’라 불릴 만큼 결코 클리어 환경이 좋은 게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은 오랜만에 ‘레인보우 식스’의 오리지널리티인 ‘협력 PvE’ 장르로 회귀하고 요즘 유행하는 다중 임무 수행식 콘텐츠를 더하며 ‘레인보우 식스: 시즈’를 즐겨봤던 팬들과 그렇지 않은 슈터 장르 유저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즌 마지막 기대작에 대한 기다림이 컸던 만큼 초반의 아쉬운 부분도 분명 보일 수 있지만 친한 친구들끼리 결코 쉽지 않은 미션들을 협력해 해쳐나가며 외계 생명체의 위협을 막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만큼 가슴 두근거리고 피가 끓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근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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