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미국 불평등의 중심"..창업주 손녀, '저임금' 비판 다큐 제작

월트 디즈니의 형제들 중 로이 O. 디즈니의 손녀인 애비게일
시간당 15달러 받는 직원과 1년에 6천만 달러 받는 CEO 조명
디즈니 "심각하고 불공정한 사실 왜곡"

월트디즈니 창업주의 손녀가 디즈니의 저임금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애비게일 디즈니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드림 앤드 아더 페어리 테일스'가 미국의 유명 독립영화제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상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애비게일은 1923년 디즈니사를 공동 창립한 월트 디즈니의 형제들 중 로이 O. 디즈니의 손녀입니다. 애비게일의 아버지 로이 E. 디즈니는 2003년까지 디즈니사의 이사회 멤버였습니다.

창업자 가문의 상속녀인 애비게일이 공동 감독으로 직접 제작한 이 영화는 캘리포니아주(州) 디즈니랜드 직원 4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간당 15달러의 임금을 받는 직원들은 캘리포니아의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한 직원은 "약 값을 내기 위해선 식비를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기준 6천560만 달러(한화 약 782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당시 애비게일은 아이거 CEO에게 직원들의 생활비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이거로부터 퉁명스러운 이메일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임금 문제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전했습니다.

애비게일은 "직원들이 음식을 살 수 없는 상황에서 CEO가 1년에 6천만 달러가 넘는 돈을 받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디즈니사는 미국 불평등의 중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촬영됐습니다. 디즈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원들의 임금을 16% 인상했습니다. 또 거액의 보수를 받아 문제가 됐던 아이거 CEO도 2020년에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애비게일은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노동자 개인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애비게일은 선댄스 영화제 상영 이후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디즈니의 경쟁업체들이 이 영화의 배급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애비게일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보스 어젠다 2022'에 전 세계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으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는 이름의 단체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편 디즈니사는 애비게일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해 "심각하고 불공정한 사실 왜곡"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