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종이빨대

임은수 기자 2022. 1. 2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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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수 편집팀장 겸 지방팀장

역사상 처음으로 빨대를 발명한 사람은 수메르인으로 알려졌다. 당시 빨대는 맥주를 마시는 용도였다고 한다. 현재 사용되는 형태의 빨대는 미국인 마빈 C.스톤이 발명했다. 빨대는 액체 상태인 음료에 꽂아 입으로 빨아 마시는데 쓰는 도구다. 얇은 관 모양으로 재질은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타이렌 따위의 플라스틱(합성수지)이다. 짚대 모양으로 '스트로'라고도 불린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던 빨대가 전 세계적으로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다거북의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영상이 소개되면서 부터다. 이 영상이 방영되면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도 커졌다. 이후 대안으로 제시된 종이 빨대는 새로운 관심사가 됐다.  

오는 4월부터 카페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다시 금지된다. 11월부터는 종이컵도 금지된다. 정부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발 맞춰 롯데시네마는 작년 12월부터 영화관 업계 최초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시네마 활동의 일환으로, 제로 플라스틱을 위한 결정이다. 종이빨대는 국제산림 관리협회의 FSC인증을 받은 종이를 소재로 해 제조부터 판매까지 모두 국내에서 이뤄졌다. 친환경 종이와 접착제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며 자연에서 100% 분해된다. 

이처럼 일회용품 규제가 대폭 강화된 것은 폐기물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코로나19와 비대면 소비 확대 등으로 2020년 플라스틱 폐기물(지자체 공공선별장 처리량 기준)은 전년 대비 1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종이(25%), 발포수지(14%), 비닐(9%) 등의 쓰레기도 다 함께 늘었다. 일회용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친환경 종이빨대, 머그잔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골목상권 사장들의 경제적 고충이다. 이들은 종이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지만 단가가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하면 알바생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는 고충이 있다고 토로한다. 환경과 골목상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일회용 컵이나 빨대 사용을 줄이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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