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에 '확찐' 아이들.. 저지방·고단백 식이요법 필수

정진수 2022. 1.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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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금물' 소아비만 관리 방법은?
신체 발육기 탓 비만 가능성 높아
지방 쌓이면 성조숙.. 성장 저해
고혈압·지방간 등 성인병 위험도
과격한 식단·운동 땐 되레 악영향
패스트푸드·고칼로리 음식 끊고
버섯·오이 등 '초록군' 섭취 권장
수면부족 땐 아침 결식·폭식 유발
8시간 숙면 등 생활습관 교정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아 비만에 적색 신호가 들어왔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이전에도 꾸준히 늘어나던 소아 비만이 코로나19를 만나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만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환자는 2015년 1837명에서 2020년 4749명으로 2.6배 늘어났다. 전체 비만 인구 중 소아·청소년 환자의 비율도 11.3%에서 17.9%로 껑충 뛰었다. 10년 전인 2010년 8.7%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방 저장소를 늘려 성인 비만으로 연결

소아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생활습관이 결합해 나타난다. 부모가 모두 비만인 경우 자녀의 80%가, 어머니가 비만인 경우 60%, 아버지가 비만인 경우는 40%가 비만아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이 소아 비만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소아 비만이 결국 성인 비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시기의 비만 정도가 심할수록, 비만 소아의 연령이 높을수록 성인 비만 가능성이 더 높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문영 교수는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증식형과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비대형, 그리고 두 개가 합쳐진 형태의 혼합형으로 나뉘는데, 소아·청소년 시기는 신체 발육기이기 때문에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기 쉽다”며 “일단 증식된 세포는 살이 빠져도 그 수가 감소하지는 않아 비만 재발이 쉽다”고 지적했다.

소아 비만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맥경화, 지방간 등 ‘성인병’이라 불리는 각종 질병으로 나타날 확률이 높다. 여기에 예민한 사춘기 시기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 자존감이 낮아져 우울증이나 사회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어릴 때 살은 키로 간다”는 속설을 믿고 소아 비만을 방치하면 안 된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태우는 일을 하는데 비만으로 성장호르몬이 성장보다 지방을 태우는 데 더 집중될 경우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지방이 쌓이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2차 성징이 빨리 오는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역시 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서문영 교수가 2020년 우리나라 여아 35만여명의 초경 연령을 분석한 결과 비만 여아에서 조기 초경 유병률의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과도한 칼로리 제한은 위험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에 비해 조절이 까다롭다. 극단적인 식단 조절과 운동, 수술 등으로 마음만 먹으면 과격하게 살을 빼는 성인 비만과 달리 소아청소년기는 성장기이기 때문에 식단 조절이 과하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비만을 구별하는 성인과 달리 소아비만은 체질량지수를 성별과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성장 도표의 백분위 수로 비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장 도표의 백분위 수가 95%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본다.

소아 비만 해결을 위해서는 저지방, 고복합당질, 고단백으로 구성된 식사를 해야 한다. 단백질을 잘 섭취해야 뼈, 근육의 정상적인 발달이 이뤄진다.

소위 ‘신호등 식단’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끊어야 한다”고 지목하는 식품은 ‘빨강군’ 음식이다. 가당 음료와 햄버거, 치킨, 피자, 감자 튀김, 마요네즈 등 패스트푸드와 고칼로리 식품이다. 브로콜리와 버섯, 오이, 당근, 미역 등 ‘초록군’ 음식은 양껏 먹어도 되고, 밥, 생선, 계란, 우유 등 일반적인 식사의 ‘노랑군’은 적당히 섭취하면 된다.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비만 예방을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숙면, 30분 이상 햇볕 쬐기와 운동, 스마트기기 사용 최소화를 권장한다. 성장호르몬 분비와 비타민D 형성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서문영 교수는 “최근 올빼미형 생활습관으로 수면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수면 부족은 혈중 렙틴의 저하와 혈중 그렐린의 상승이라는 내분비계 호르몬 농도의 변화를 일으키며 아침 결식과 이후 식사 폭식으로 이어져 비만을 유발한다”며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달리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수영 등 다양하게 하면 좋다. 다만 고도 비만의 경우 줄넘기나 트램펄린 등 체중 부하가 되는 운동은 골관절 손상 위험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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