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범잡2' 서혜진 "N번방 강씨, 스토킹 전과에도 구청 공익 배치..병무청은 몰라"[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서혜진 변호사의 스토킹 피해자 변호 일화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1월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2'(이하 '알쓸범잡2') 3회에서는 서혜진 변호사가 자신이 맡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스토킹 사건으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의 공범인 사회복무요원 강 씨를 회상했다.

이날 서혜진 변호사는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간다. 이때 처음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났다. 피해자는 고등학교 교사인 여성이었고, 피해자가 사회 생활에 문제가 있는 가해자를 담임 선생님으로서 많이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이에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점점 의존하게 되고 그게 발전해 집착이 되고 스토킹이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스토킹으로 학교 생활이 힘들어지자 학교 측은 교사와 학생 강 씨 사이 반 분리를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 씨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퇴를 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협박을 시작했다. 커터칼을 들고 학교를 찾아오거나 교사의 집 앞에 교사와 가족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써놓거나 교사의 차량을 훼손하는 방식이었다. 서혜진 변호사는 "너무 끔찍해서 다 말씀 드리기 어려울 정도의 행동을 했다"고 피해 사실을 요약했다.

강 씨가 교사의 신상을 알아낸 방식은 뜻밖이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원에 근무를 했는데 당시 내원한 가족의 자료를 찾아 알아냈던 것. 결국 참다참다 못한 교사는 고소를 했고, 스토커처벌법이 없는 상황에도 상습 협박이 인정돼 1년 2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수감됐다.

그러나 강 씨는 구치소 안에서도 교사에게 '난 반성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담아 협박 편지를 보냈다. 이에 교사는 집을 이사하고 큰맘 먹고 주민등록번호도 바꿨지만, 더욱 충격적인 일은 이후 벌어졌다. 강 씨가 출소한 지 5개월 되던 날, 교사가 새로 이사한 집엔 교사와 딸의 새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편지가 도착했다.

강 씨가 교사의 바뀐 개인정보를 알아낸 방법 역시 사회복무요원 배치에서 비롯됐다. 출소한 강 씨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구청에서 근무를 하게 됐던 것. 윤종신은 "전과 있던 사람이 또 신상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에 배치가 된 거냐"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당시 병무청이 사과를 하며 댄 변명이 "전과와 관련된 건 너무 민감한 정보라 우리는 제공받지 않는다, 몰랐다는 것"이라고 밝혀 모두를 더욱 난색하게 했다.

이런 강 씨는 급기야 N번방 주범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주며 교사의 딸을 죽여달라 살인 청부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 일로 강 씨는 살인 예비죄로 유죄를 인정 받았고, N번방 사건까지 더해져 13년 형을 확정받고 현재 실형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봤자 강 씨가 출소하는 나이는 불과 38세. 서혜진 변호사 "N번방 관련자는 모두 20대 초중반"이라며 다른 N번방 관련 가해자들 역시 다르지 않음을 전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피해자인 교사의 변호사로서 재판장에서 강 씨를 만난 후기를 전했다. 서혜진 씨는 자신은 보통 어떤 범죄자를 봐도 '어휴 또 저런 애가 있어'라며 특별한 인상을 받지 않는 편인데 강 씨의 경우 "재판을 자기가 주도하려 해" 놀랐다고 말했다.

또 서혜진 변호사는 "변호인이 있는데 자기가 얘기를 하려고 하더라. 보통 재판장에선 반성하는 쇼라도 하는데 그런 쇼도 안 하는 특이한 사람이었다. 최후 변론에서는 '이 나라는 발달 장애가 죄악이다. 이 나라를 떠나 다시는 살아돌아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더라. 일반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기억했다.

이날 서혜진 변호사는 이 같은 경험담과 함께 "이러려고 개인정보법이 있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개인정보법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2'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