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범잡2' 이호 "국적 취득 어려운 한국, 사망 처리는 허술해"[결정적장면]

[뉴스엔 서유나 기자]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사망 처리가 허술해 죽음의 진실을 밝힐 기회를 잃곤 하는 한국의검시법에 일침을 가했다.

1월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2'(이하 '알쓸범잡2') 3회에서는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사건을 전하며 한국의 검시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이호 교수는 처음에는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이 났다가 나중에 경찰을 통해 보험사기는 물론 살인 행각이 밝혀진 보험사기 사건을 언급했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사기극을 저지른 가족들은 어디에도 부고를 알리지 않고 조용히 고인을 화장 처리 했지만, 보험 처리 과정 장례식장에서 찍은 사고처리반의 사진이 이후 증거가 되며 진실이 드러났다. 이호 교수는 당시 사진을 통해 시반을 분석, 고인이 차에 타 있기 훨씬 전 이미 사망해 있던 상태임을 밝혀냈다.

이호 교수는 이 일을 통해 "그게 문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10위 안에 들어있고 출생과 국적 취득에 상당히 까다롭지만 사망에 대해선 굉장히 허술하다"라고 문제제기했다.

이호 교수는 프랑스의 장례절차를 예를 들었다. 프랑스는 먼저 의사에게 사망진단을 받고, 국가에 사망등록을 한 뒤, 장례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장례식을 진행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은 원하는 대로 장례를 다 치른 뒤 사망한 날 이후 한 달 이내 사망 등록만 하면 됐다. 사망진단서 없이 '인우보증'이라고 두 사람의 보증만 있으면 사망진단도 가능했다.

이호 교수는 "죽음에 대한 객관적 검증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거다. 우리는 결국 범죄 연관성으로 법의학을 생각한다. 그래서 변사라고 한다. 변사는 너무 주관적이고 애매모호해 우리 법의학 내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사고, 수용소, 병원 내 사망, 신원 불상, 부패. 이렇게 따져보면 안 걸리는 게 없다. 이대로 검시 라인을 정해놓으면 개별 사건에 경찰관이 검사에게 가고 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프로파일러로 근무했던 권일용 교수도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권일용은 "제가 현직에서 일하며 가장 필요하다 생각한게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다. 수사과정에서 법의학자가 판단할 기회가 거의 없다. 어린 아이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경우, 손목이 잡혀 끌려간 건지 아닌지만 현장에서 확인되면 공범 여부, 관계성 방향을 쉽게 잡을 수 있는데 다음날 영장 발부를 해야만 부검을 할 수 있으니 이미 범죄자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2'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