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성밴드 '요아소비' "음악, 다양한 예술로 변환하는 장르"
기사내용 요약
소설→음악, 작업으로 호평
프로듀서 아야세·싱어송라이터 이쿠라 2인조
현지서 폭발적 인기…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작업하기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본 대세 2인 혼성 밴드 '요아소비'(夜遊び)는 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밤이 이들의 노래에서 이야기한다.
팀명은 '밤놀이' 또는 '밤에 놀러 다님'을 뜻한다. 밤이 주는 서정과 사색의 시간을 유희로 바꿀 줄 아는 이들이다. 각자 활동하던 프로듀서 아야세와 싱어송라이터 이쿠라로 이뤄졌다. 낮동안은 개인 작업에 힘쓴다면, 팀 활동은 밤에 한다는 의미로 팀이름을 지었다.
글로벌 유통사 오차드와 파트너십을 맺은 국내 EMA를 통해 인터뷰한 요아소비 두 멤버는 팀명에 대해 "저희 두 사람의 활동에 즐거운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요아소비는 현 일본 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 받는 팀이다. 2019년 데뷔 싱글 '밤을 달리다'가 4억 회 이상 스트리밍 되면서, 빌보드 재팬의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빌보드 재팬 상반기 결산에서 톱 아티스트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밤을 달리다'의 뮤직비디오 또한 유튜브에서 2억 회 이상 재생됐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인기 애니메이션 '비스타즈' 2기의 오프닝과 엔딩 주제가를 불러, 국내 마니아층도 보유하고 있다.
요아소비는 독특한 곡 제작 방식으로도 주목 받아왔다. 소니뮤직재팬이 운영하는 소설 플랫폼 '모노가타리'에서 열리는 공모전의 수상작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든다. 소설과 더불어, 뮤직비디오도 소설의 내용을 반영하는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한다. 다음은 요아소비와 서면을 통해 나눈 일문일답.
-두 분은 언제 어떻게 만나서 팀을 결성하신 겁니까?
"'모노가타리닷컴(monogatary.com)'이라고 소설을 올리는 사이트가 있어요. 그쪽에서 소설을 음악화하는 유닛을 할 생각이 없냐고 제의가 왔죠. 그렇게 제가 먼저 작곡자로 들어갔어요. 그 후에 SNS에서 노래하는 이쿠라를 만나게 됐죠. 그렇게 저희 팀이 세상 밖에 나오게 됐습니다."(아야세)
-소설을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특이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며 이 프로젝트가 음악을 만드는 데 어떤 도움을 줍니까?
"프로젝트 계기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아요. 이렇게 작업하다 보니 소설과 음악을 다각도로 보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주 소재와 이야기의 관점을 가사와 음악으로 바꾸는 게 일이니까요."
-아울러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웹소설이 실물 책으로 출판되거나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장르 교배는 최근 대중문화계 흐름인데 이걸 어떻게 보시나요?
"음악은 다양한 예술로 변환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유연한 거죠. 저희 음악이 최근 흐름 속에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어서 기쁠 따름입니다."
-아야세 씨는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로 알고 있는데요. 보컬로이드는 음성 합성을 하는 곳이라고 전해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정체성을 가진 단체입니까? 어떻게 이곳에서 활동을 하시게 됐고 이런 작업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요?
"음악을 할 때 보통 많은 수고가 들어가죠. 악기 세팅 및 보컬 녹음 등등요. 그런데 보컬로이드를 할 땐 참 간편해요. 소프트웨어 하나만 있으면 되거든요. 이게 보컬로이드의 정체성이자 장정입니다. 전 원래 밴드 활동을 했었는데요, 잠시 쉬고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혼자 음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보컬로이드 프로듀서가 됐습니다."
-이쿠라 씨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가족 모두 음악을 좋아했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과 함께 자라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가가 된 거 같아요."
-지난해에만 2장의 정규 앨범('더 북' 1·2)을 내놓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정인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같은 해 2장의 앨범을 내놓는 건 팀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쉽지않은 여정이었죠. 그런데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니 계속해서 음악을 내고 싶더라고요. 일종의 환경이 마련됐던 거죠. 작년은 저희에게 도전의 기간이었고, 두 장의 앨범이 그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정 수량이기는 하지만 일부 CD는 책처럼 넘겨볼 수 있는 바인더 형태이기도 하죠. 이런 형태로 앨범을 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희 음악이 소설에서 탄생했다 보니, 책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이북(eBook) 시스템이 나와서 누구나 편하게 소설을 즐길 수 있죠. 그래도 책을 직접 만져보고 넘기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중히 간직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할까요. 그런 가치를 저희 팬 여러분께 선물하고 싶었어요."
-데뷔곡 '밤을 달리다'가 틱톡에서 크게 유행을 했는데요. 이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입소문이 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이젠 음악 마케팅에서 틱톡과 같은 플랫폼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과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이니까요. 틱톡에서 저희 음악이 유명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점차 마니아가 생기고 있고요. 데뷔 4년차 밴드인데 이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 음악을 많은 분들이 듣게 돼 큰 영광입니다. 그 이유에는 드릴 말씀이 참 많아요. 저희 두 멤버 각각의 매력은 물론, 소설을 음악화한다는 재밌는 콘셉트도 있고요. 한 가지로 규정하긴 어렵네요(웃음)."
근래 SNS로 한국 팬들의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았어요. 한국에 계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위로를 받았다는 음악 팬들도 많더라고요. 두 분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입니까? 위기의 시대에 음악이 더 빛을 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해요."(아야세)
"피처럼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이쿠라)
-지난달 초 일본 최대의 공연장 부도칸에서 첫 오프라인 공연으로 팬들과 만났죠. 코로나19 기간이라 더 의미가 있었을 거 같은데, 어땠나요? 지난해 2월 첫 라이브 공연은 스트리밍으로 하셨었죠?
"콘서트 이름이 '나이스 투 미트 유(NICE TO MEET YOU)'였어요. 많은 팬들과 처음으로 대면한 날이였죠. 그것도 꿈의 무대 부도칸에서요! 저희를 2년 간 기다리셨을 텐데, 그 순간이란 이루 말로 할 수 없죠."
-다음 계획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월드 투어 등의 계획도 하고 계실 거 같은데요.
"맞아요.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반드시 저희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어요. 다음을 위한 스텝이죠."
-이쿠라 씨는 K팝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투바투·TXT)와 작업('제로 바이 원 러브송' 일본어 버전 피처링)하기도 했는데요. 어땠습니까? 한국 뮤지션들과 더 작업을 하고 싶은가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함께 한 작업은 정말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저랑 멤버 모두 나이가 비슷했거든요. 나중에도 한국 뮤지션과 협업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여러분의 끝없는 응원을 많은 창구로 듣고 있어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괜찮아지면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요. 저희는 계속해서 여러분에게 감동을 드리는 음악을 할 거에요. 그러니 꼭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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