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진의 게임카페]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깜짝 인수', 메가딜 노림수 분석
업계 깜짝 놀라게 한 82조 원 세기의 빅딜…게임계 넷플릭스 넘어 메타버스 승부수
[더팩트 | 최승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 달러(약 82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기로 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계는 물론이고 컴퓨터 제조업체 델이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인 EMC를 지난 2016년 인수하면서 들인 670억 달러(약 80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캔디크러시' 등 굵직한 존재감을 뽐내는 지식재산권들을 가지고 있는 대형 게임사다. 특히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으로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블리자드가 새 주인을 맞게 된 점에 눈길이 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튕긴 주판알이 더 궁금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이번 인수 사실을 전하면서 "절차가 완료될 경우 텐센트,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 게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 중인 '게임 패스'는 이를 실현해 줄 구체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게임 패스'는 넷플릭스처럼 월 만 원대 가격(얼티밋 서비스 기준)으로 다양한 게임을 구독해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월 '게임 패스' 구독자 1800만 명을 확보한 이후 약 1년 만에 700만 명을 더해 현재 구독자 수를 2500만 명으로 넓혔다. 사업 시작 5년 만에 '게임 패스'에 돈을 지불하는 고객 수를 북한 인구(약 2600만 명) 수준으로 늘린 것이다. 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전 세계 액티비전 블리자드 월간 게임 이용자 4억 명 중 10%(4000만 명)만 더해도 구독자 수는 단숨에 두 배를 넘어선다. 금액으로 따지면 구독료 만 원 기준 4000억 원의 매출이 매달 더 발생하는 셈이다. 부수적으로 '게임 패스'를 홍보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게임 패스'가 현재 가치라면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는 미래 청사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가리켜 "자사 게임 사업 성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메타버스를 향한 초석이 되어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은 오는 2030년 약 17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타버스'를 실현해줄 핵심으로 꼽힌다. 3차원 가상세계로 사람들을 모으려면 일단 재미있어야 하고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게임만큼 매력적인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현재 30억 명인 전 세계 게이머 수가 2030년에는 45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런 점에서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억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가 전 세계 190개 국가에 분포돼 있다. 비대면 시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글로벌 e스포츠 자산도 있다.
한 가지 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비전을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망에 접속해 서비스를 활용하는 기술을 뜻하는 유비쿼터스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사업은 콘솔(게임기) 중심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생태계로 바뀌고 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런 체질 변화를 주도한 주인공이다.
나델라 CEO 취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오피스 중심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에서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업체로 변혁에 성공했다. 기존 매출 구조가 윈도 30%, 오피스 30% 기업용 서버 30%, 기타 10%였다면 나델라 CEO 취임 이후 클라우드가 40% 가까이 성장하면서 전환을 맞았다. 그는 성명에서 "게임은 오늘날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이번 인수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나델라 CEO의 또 다른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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