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꿈 접은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후보 사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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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총리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22일(현지시간) 측근을 통해 성명을 내고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창당인이자 실질적 당수인 베를루스코니는 작년 말 일찌감치 대통령직 도전 의지를 굳히고 비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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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총리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22일(현지시간) 측근을 통해 성명을 내고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는 "다른 방식으로 국가에 봉사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내 이름을 내세우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자신을 성원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국정 안정과 현재 추진되는 경제·사회구조 개혁 작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현 의회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현지 언론과 정계에서 가장 유력한 대통령 당선권 후보로 거론되는 드라기 총리 선출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창당인이자 실질적 당수인 베를루스코니는 작년 말 일찌감치 대통령직 도전 의지를 굳히고 비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의회 최대 정당인 오성운동(M5S)과 민주당(PD) 등 범좌파 정당 그룹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이 당선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으나 국가 통합을 위한 책임감 때문에 출마를 포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자만 정가에서는 그의 지지표가 과반에 크게 못미친다고 보는 분위기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세차례 총리를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9년 2개월의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총리로 있던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 매춘부를 불러들여 난잡한 '섹스 파티'를 벌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각종 추문과 비리에 연루돼 그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도 많다.
베를루스코니가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함에 따라 후보 천거를 위한 좌·우파 정당 그룹 간의 수싸움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FI와 양대 극우당인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로 구성된 우파 연합은 당장 새로운 단일 후보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범좌파 그룹 입장에서는 우파와 새롭게 후보 천거 협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베를루스코니의 사퇴로 드라기 총리 당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으나 주요 정당들은 정국 불안을 우려해 아직 드라기 총리의 후보 천거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정당들은 22일에 이어 선거 전 마지막 날인 23일에도 공통 후보를 찾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몰두했다.
이날 오전 범좌파 그룹 대표들이 회동해 추천 후보군을 협의했고, 오후에는 좌·우파 주요 정당 대표가 만나 이를 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의회는 24일 상·하원 의원과 지역 대표 등 1천여명을 소집해 대통령 선출 투표를 시작한다. 의석 분포상 좌·우파 정당 그룹 어느 한쪽도 과반을 점하지 못해 양 정파 간 합의 추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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