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성화봉송·100분 개회식..베이징도 '간소화 올림픽'
[경향신문]
지난해 도쿄 이어 ‘팬데믹 올림픽’
14년 전 휘황찬란 하계대회와 대조
경기 관람은 사전 초대 관중만 허용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주요 키워드는 ‘간소화’다. 3년째 전 세계를 들쑤시는 코로나19로 성화봉송과 개회식, 경기 관중 규모가 대폭 줄었다. 14년 전 휘황찬란하게 하계올림픽을 치른 베이징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다음달 4일 개회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은 개회 이틀 전인 2일부터 단 사흘간 이뤄진다. 봉송자 1200명이 대회 구역인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를 돌아 개회식장을 밝힌다. 첫날 베이징 올림픽산림공원을 출발해 만리장성, 이화원, 푸롱스키장, 세계포도박람원 등을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다. 공개된 봉송자로는 유엔 총회 의장인 압둘라 샤히드가 있다.
성화봉송 규모는 과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년 전 도쿄 하계올림픽 당시 성화는 121일간 봉송자 7500명과 함께 일본 전역을 누볐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땐 130일간 지구둘레 3바퀴 반인 13만7000여㎞를 돌았다.
봉송자 2만1800명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포함해 전 세계 19개 도시, 중국 내 113개 도시를 거쳤다. 하지만 중국도 팬데믹 앞에선 간소화를 피할 수 없었다.
개회식도 작게 치른다. 2008년 4시간에 달했던 개회식 시간은 100분으로 줄였다. 공연 인원도 2만여명에서 3000명으로 축소했다. 개회식에선 5세 어린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광장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장무란 공원이나 공터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춤을 추는 중국의 거리문화를 말한다.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까지 맡은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간소하면서도 멋진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작은 개회식을 빛낼 외빈은 많지 않다.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덴마크 등은 중국 신장 위구르와 홍콩에서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기장은 무관중으로 치러진 도쿄 올림픽 때보단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당초 내국인 관중을 수용할 방침이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탓에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전에 초대받은 관중의 관람만 허용한다. 초청된 관중 다수는 국영기업 직원과 베이징 내 대학생들로 알려졌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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