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4대륙] 차준환, 韓 남자 피겨 사상 4대륙선수권 첫 우승 쾌거

▲ 2022년 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차준환 ⓒISU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이 '올림픽 전초전'인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다음 달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차준환은 23일(한국 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86.48점 예술점수(PCS) 88.78점 감점(Deduction) 1점을 합친 174.26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8.96점과 합친 총점 273.22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268.99점으로 2위에 오른 토모노 카즈키(24, 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세운 종전 총점 개인 최고점인 265.43점을 훌쩍 뛰어 넘었다.

ISU가 주관하는 4대륙선수권대회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지역 선수들이 출전한다. 유럽선수권대회와 더불어 매년 개최되는 대륙별 대회다. 1999년 처음 개최된 이 대회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도전했다.

▲ 차준환 ⓒ대한빙상경기연맹

김연아(32)는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 수많은 유망주들이 도전했고 2020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유영(18, 수리고)이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남자 싱글에서는 단 한 번도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차준환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홀로 갈아치웠다. 그는 두 번째 올림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최상의 모의고사를 치렀다.

2년 전 이 대회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당시 차준환은 5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이번 대회에는 상위권 선수 대부분이 출전하지 않았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하뉴 유즈루(27, 일본)와 '점프 괴물' 네이선 첸(22, 미국) 등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선수들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차준환은 올림픽 최종 리허설인 이번 대회에 도전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 점수를 세운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차준환은 출전 선수 17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푸치니의 투란도트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는 쿼드 러플(4회전) 토루프였다. 빙판을 힘차게 박차고 뛰어올랐지만 아쉽게 빙판에 쓰러졌다. 이 기술은 언더 로테이티드(Under rotated :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점프 회전수 부족)가 지적되며 3.8점이 깎였다. 이어진 점프는 장기인 쿼드러플 살코였다. 이 기술에서는 큰 실수를 피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 차준환

이어진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가뿐하게 뛰었고 1.38점의 수행점수(GOE)를 챙겼다.

그러나 트리플 악셀 + 더블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첫 점프가 회전 수가 부족해 언더 로테이티드 판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 기술에서 차준환은 1.17점을 잃었지만 단독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뛰며 1.73점의 수행점수를 받았다.

후반부에 배치된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점프는 개끗하게 뛰었고 1.48점의 수행점수를 얻었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를 완벽하게 해내며 모든 점프를 과제를 끝낸 차준환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시트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스텝시퀀스는 레벨3를 받았고 코레오시퀀스도 훌륭하게 해냈다.

차준환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시형(22, 고려대)은 총점 223.18점으로 7위에 올랐다. 경재석(22, 경희대)은 187.97점을 받으며 1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번 대회를 마친 차준환과 한국 선수단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다. 차준환과 이시형 그리고 여자 싱글의 유영과 김예림(19, 단국대 진학 예정)은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