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면 여생이 보인다
[경향신문]
망막 나이로 사망 위험성 예측
중국·호주 연구진 학술지 발표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면 건강 상태와 향후 사망 가능성을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광둥성 인민병원과 호주 안구연구센터 소속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망막 나이를 측정해 사망 위험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영국 안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건 안구의 가장 안쪽에 있는 투명하고 얇은 신경조직인 ‘망막’이다. 망막은 안구 안으로 들어온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부위다.
그런데 연구진은 망막의 또 다른 특성에 주목했다. 눈 뒤편으로 지나는 혈관과 신경을 망막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망막이 심혈관계 또는 신경계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알아채는 ‘투명한 창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영국에 사는 약 4만7000명의 중년·노년층 시민의 망막을 촬영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실제 나이보다 망막의 나이가 한 살 많다고 AI가 판단한 사람의 경우 11년 뒤 사망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 높았다.
아직 연구진은 망막과 전신의 건강 상태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했다. 망막이 늙었을 경우 몸도 늙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경향만 발견한 단계다. 하지만 신경질환 여부를 예측할 일종의 ‘계기반’이 생겼다는 점은 질병 연구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특히 망막을 사진으로 찍는 일은 단 5분이면 된다. 신체적인 고통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더욱 반길 일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망막의 나이가 사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징후를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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