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는 눈물.." 이준호, 대세는 달랐다 ('준호 더 모먼트')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저와 함께 한 여러분의 순간이 희로애락으로 가득하길". 2PM 준호(이준호)가 코로나19 시국에도 함성 대신 박수를 먹고 자란 두 번째 단독 팬미팅을 성황리에 마쳤다.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 대한 애착부터 무대를 꽉 채운 가수의 면모까지 팬들에게 희로애락의 감독을 선사했다.
이준호는 2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단독 팬미팅 '준호 더 모먼트(JUNHO THE MOMENT)'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전날인 22일에 이어 이틀째 진행돼, 오프라인은 물론 비욘드 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유료로 생중계됐다.
'준호 더 모먼트'는 지난 2018년 10월 치러진 첫 단독 팬미팅 '더 스페셜 데이-잊을 수 없는 날' 이후 3년 만에 치러진 이준호의 두 번째 단독 팬미팅이다. 특히 이번 팬미팅은 1월 25일 이준호의 생일을 앞두고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이에 화답하듯 예매 오픈 직후 전 좌석이 매진돼 팬들의 열기를 짐작케 했다.
2017년 발표한 솔로곡 '노바디 엘스(Nobody Else)'로 무대를 연 이준호는 팬들의 내적 함성과 클래퍼 소리에 숨을 고르며 코로나19 시국, 비명 같은 환호 대신 적막 속에 시작하는 오프라인 공연을 열었다. 이에 그는 "제가 어제 오랜만에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진행하는 공연을 하고 여러분을 직접 눈 앞에 만나 뵙고도 환호를 듣지 못하고 박수갈채를 듣다 보니까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라고 느꼈다. 아마 어제 오신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셨을 것 같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꾹 참다가 어쩔 수 없이 새나가는 걸 듣고 저와 함께 보냈는데 오늘 오신 분들도 저와 함께 뜨겁게 반응해주실 거라 기대해 본다"라
특히 이준호는 이날 무대는 물론 진행까지 직접 소화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도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준호 더 모먼트' 제목을 지었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저와 여러분이 의미있는 순간을 만들어보고자 오늘도 MC는 제가 스스로 보게 됐다. 데뷔 14년 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혼자 말을 하는 건 부담스러운 작업"이라며 '준호 더 모먼트'를 위한 열정을 드러냈다.
또한 "오늘을 위해 많은 걸 준비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라며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그는 "저는 사실 이런 공연장에서 함성을 듣고 저도 내지르는 걸 좋아한다. 오죽하면 제 별명이 '함성을 먹고 자란 아이'겠나. 그래서 그런지 어제 내적 환호가 살짝씩 들렸는데 오늘도 들릴 것 같다"라며 재치있게 팬들의 내적 반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준호는 팬미팅 진행 중 제작진이 준비한 돌발 미션에도 능숙하게 대처했다. 지금 기분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 달라는 미션에는 "너무 행복해", "끝을 봐보자", "설레는 하루", "여러분들 짱" 등을 연달아 쏟아냈고, 드라마 '김과장' 속 트와이스 'T.T' 안무를 다시 보여달라는 요청에는 갑작스러운 반주에 민망해하면서도 포인트 안무를 찰떡같이 소화해 팬들의 클래퍼를 찢어지게 만들었다.
최근 이준호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약칭 옷소매)'에서 이산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바. '준호 더 모먼트' 속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키워드들도 '옷소매' 속 명장면들로 채워졌다. 이준호의 연기 명장면을 돌아보는 첫 코너 '필름 더 모먼트'에서 '옷소매' 엔딩 장면이 등장한 것. 이에 이준호는 "제가 뭐가 들어있었는지 알아야 할 걸 그랬다"라며 당황했으나, 이내 "우리 드라마의 엔딩 장면은 볼 때마다 눈물이 나서 깜짝 놀랐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 역사에 나와있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모두가 어느 정도는 유추해보셨겠지만, 아무리 알고 봐도 끝없이 슬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저 장면을 찍었을 때 최대한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뭔가 적재적소에 알맞은 감정을 연기하면서 흐르면 좋겠는데 리허설 할 때부터 너무 눈물이 나길래 어떻게든 같이 작업하는 배우, 감독님과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만들었던 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옷소매' 속 영조(이덕화 분) 앞 이산의 오열 장면 또한 팬들이 꼽은 명장면이었던 터. 이준호는 '오열 준호'에 대해 "편전 씬을 저날 몰아서 찍었다. 초반에 저랑 영조 선생님께서도 호흡 맞추시면서 연기할 때 열 몇 시간을 무릎 꿇고 있었고, 영조 선배님은 계속 저렇게 에너지를 쏟아가면서 계셨다. 기분이 좋았던 건 뒤에 대신으로 나오는 분들도 관객의 마음으로 보시더라. 영조 선배님 연기할 때도 박수치시고 제가 연기할 때도 박수치셔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던 한 때였다. 이덕화 선배님과는 같이 있을 때마다 좋았다. 대기실이랑 촬영장에서 슛 들어갔을 때 선생님은 정말 다른 분이셨다. 눈을 보는 순간 빨려들어갈 것 같았다. 그러지 않도록 열심히 연기했다. 워낙 젠틀하시고 후배들 눈높이에 맞게끔 편안하게 연기를 해주셔서 정말 기분 좋았다. 정말 멋진 선배님을 이번에 만나뵙게 됐다. 조만간 시간이 되면 낚시하러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날이 풀리면 한번 찾아뵐까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또한 그는 '옷소매' 속 행궁 액션 장면에 대해 "활을 쏘고 검술까지 하면서 저로서는 열심히 욕심낸 장면이었다. 이 행궁 씬이 있던 회차 대본을 받고 제일 먼저 감독님께 연락을 드리면서 '욕심이 난다. 액션에 있어서 최대한 많은 합을 소화해보고 싶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촬영하면서 준비하다 보니 자주 배우러 갈 수 없었다. 최대한 3박 4일 동안 저 씬을 찍을 때 드라마를 찍고 잠깐 쉴 때 검술을 배우고 바로 준비하고 찍으면서 열심히 제 열망을 충족시켰던 씬이었다. 하면 할수록 제가 몸을 잘 쓰는 사람이다 보니까, 제가 욕심을 내는 만큼 무술 감독님도 같이 욕심을 내주셔서 현장에서 없던 합들을 조금씩 넣어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활이랑 검술은 이번에 했으니까 다음 기회에 괜찮으면 총 쏘는 연기는 해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편안할 것 같기는 하다. 멀리서 쏘면 끝날 것 같다. 검술과 활은 붙어서 하는 게 있는데 총이랑은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라고 너스레를 떨며 또 다른 이준호의 액션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준호의 밸런스 게임' 코너에서는 팬들을 위한 이준호의 '끼'가 마음껏 분출됐다. 이준호가 착용자의 심리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고양이 귀를 착용하고 '짐승돌'과 반전되는 귀여운 모습을 선보인 것. 그는 "이 코너와 제가 고양이 귀를 쓰는 게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 싶었는데 '그냥 귀엽다'고 하시더라. 솔직히 귀여운 것 같다. 여러분 이제 큰일 났다. 이런 모습도 귀여워 해주시고"라고 능청스러운 면모를 뽐냈다.
이어 그는 드라마 '기름진 멜로' 속 윙크 장면을 비롯해 '김과장' 속 'T.T' 안무를 돌발미션으로 재연하는가 하면, '옷소매' 속 속적삼 시스루 장면과 2PM 콘서트에서 흰 라이더를 입고 춘 'I'm Your Man' 무대의 복근을 비교하는 장면들에 대해 "순전히 제 마음에 든다"라며 복근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저는 둘 중에 고르기 힘들다. 이 모습도, 저 모습도 너무 열심히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모습 다 소중한 복근이다"라고 '자기 관리'의 철저함을 강조했다.
심지어 이준호는 "'I'm Your Man' 무대 후 이렇게 폭발적일 거라고 당연히 예상했다. 저 무대는 그렇게 많은 시간 무대를 하면서 단 한번도 터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사실 저 영상이 공개된 건 얼마 안 됐다. 저도 저 영상을 보고 놀랬다. 몸이 너무 좋게 나와서. 저도 보고 '와' 이랬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옷소매' 속적삼 시스루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빨래판이 저기 있네'라는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웃었다.
배우 이준호의 면모는 물론 2PM 멤버이자 가수 이준호의 모습 또한 '준호 더 모먼트'를 장식했다. 오프닝 무대에 이어 이준호가 'Fire', 'Canvas' 등의 솔로곡들로 화려한 무대를 꾸민 것. 끝으로 그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솔로곡 'HYPER'와 앵콜곡 'Ride Up', 'FLASHLIGHT' 등을 열창한 뒤 'Fire'를 한번 더 선보였다.
더불어 이준호는 영상으로 준비한 연습실 속 근황은 물론 최근 유행하는 '인생 네 컷' 촬영기를 비롯해 '행성 매니저의 비밀 사진첩' 코너에서 사진 속 근황들도 공개했다. 이에 팬들도 열심히 준비한 이준호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준호의 생일을 앞두고 깜짝 생일 축하 이벤트가 등장한 것. 팬들이 준비한 케이크와 '생일 축하해 이준호'라고 적힌 단체 슬로건에 이준호는 감격했고, 직접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단체 사진으로 의미를 더했다.
팬미팅 말미 이준호는 "저를 보면서 여러분들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 웃고 싶을 땐 환하게 웃어주셨으면 좋겠고,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을 땐 같이 눈물 흘려주셨으면 좋겠다. 저와 같이 한 순간이 희로애락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짧은 시간이지만 '준호 더 모먼트'가 여러분에게 그런 순간이었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다양한 하트 포즈로 마음을 표현했다.
아이돌 가수 2PM 멤버이자 한 명의 배우로 데뷔 14년 차를 달려온 이준호의 순간. 코로나19 시국 함성 대신 박수를 먹고 자란 그의 계절이 팬들의 순간을 '이준호의 순간'으로 물들였다.
"댓글들에 '너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말이 묘하게 좋더라고요. 내가 정말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왔다는 걸 다시 한번 누군가가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서. 지금 이 순간, 여기 와주신 여러분들과 지금 보고 계신 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해요. 지금 이 순간을 늘 기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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