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우수인재 키우지 못한 건설업의 비극" [인터뷰]

성초롱 2022. 1.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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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권 한국기술사회 명예회장
젊은 인재 기피하면서 현장 노령화
건설업 고급인력 양성 필요성 강조
건설기술인협회장 선거 출사표
김재권 한국기술사회 명예회장이 서울 마곡동 아시아 친환경 자원협회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건설인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건설업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국내 건설인에 관리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김재권 한국기술사회 명예회장이자 아시아 친환경 자원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마곡동 아시아 친환경 자원협회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김 회장은 "이번 사고가 후진국형 건설현장의 대표적인 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건설업계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동아건설, 삼성물산, 두산건설 등 건설사를 거쳐 경기철도(주) 대표이사와 한국방재안전학회 회장, 한국기술사회 회장 등을 역임한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원로로 꼽힌다. 그는 자신의 남은 인생에서 과제를 "과거 리비아 대수로 공사, 말레이시아 트윈 타워 건설 등의 성과로 쌓아온 한국 건설업의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 되찾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회장으로부터 한국 건설산업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등을 들어봤다.

■"청년 인재 없인 건설업도 도태"

지난 2016년부터 4년 간 한국기술사회를 이끈 김 회장은 재임 기간 건설업계의 우수 인재 양성을 최대 성과라고 자부했다.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건설업도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그는 청년 우수 인력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김 회장은 "최근 건설업을 3D 직업군으로 생각하며 ��은 인재들이 기피하면서 현장이 노령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건설업도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 필수적인 시대인 만큼 젊은 공학도 유입 없이는 발전도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분야의 인재 기피 현상이 최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와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력 부족으로 현장 기술직에 숙련되지 않은 인력들이 투입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된 것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과거 경험에서 쌓아온 세계적인 건설 기술의 노하우를 은퇴 후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못한 것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건설업의 고급기술 인력 양상을 위해서는 기술사 지격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공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사 자격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영역인 ICT의 융합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가상현실(AR) 등과도 직결된다"며 "각종 기술이 융합되는 시대에 기술사 자격 종목이 더 확장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 건설 기술자의 복지 혜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건설인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30여 년간 건설기술인으로 활동해온 김 회장은 10년 전부터 건설안전 관점에서 방재의 중요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방재 관련 지식이나 학문이 없었지만, 최근엔 이상기후 등으로 (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서도 친환경 기술이 필수적인 시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회장은 국가 재난과 방재 안전 복구 활동을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한국방재안전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국제재난관리학회(TIEMS) 부회장으로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재난 및 안전 분야의 국제적 교류에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친환경 건설 기술 등의 지원을 목적으로 세운 아시아 친환경 자원협회에서 회장직도 2019년부터 역임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 친환경 자원협회는) 친환경 도시 건설과 교통, 도시개발 기술 역량 강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라며 "과거 원조를 받았던 수혜국에서 수혜를 주는 국가로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기술사회 회장 퇴임 후에도 건설기술인의 권익보호를 위한 각종 활동과 친환경 방재와 안전 분야에서 대외적 활동을 전개하는 그는 오는 3월 예정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전국 약 88만명의 산업기사와 건축기사, 토목기사 등 건설기술인을 대변하는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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