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서 버리는 선진국, 1차도 못맞은 빈곤국 [글로벌 리포트]

박종원 2022. 1. 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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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이어 4차 접종을 검토하면서 국제적인 백신 불평등이 더욱 심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백신을 사재기했던 선진국은 백신이 남아 버려야 할 정도지만 물량 확보에 실패한 빈곤 국가들은 기본 접종마저 실패하면서 온갖 변이 바이러스의 원천이 되고 있다.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 중인 선진국들은 국제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남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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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부추기는 '백신 불평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이어 4차 접종을 검토하면서 국제적인 백신 불평등이 더욱 심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백신을 사재기했던 선진국은 백신이 남아 버려야 할 정도지만 물량 확보에 실패한 빈곤 국가들은 기본 접종마저 실패하면서 온갖 변이 바이러스의 원천이 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미국 의료보건매체 스탯뉴스는 미 듀크대와 영국 의료조사업체 에어피니티의 공동 연구를 인용해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쓸데없이 쌓아둔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백신 규모는 약 110억회분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까지 세계 인구의 40%, 올해 중반까지 70%의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110억회분이면 세계 인구 78억명을 기준으로 40%는 물론 5세 초과 세계 인구의 70%에 충분히 1회씩은 제공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국제 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세계에서 1회라도 백신을 접종받은 비율은 60.2%에 불과하다. 저소득 국가에서 1회라도 접종받은 인구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1%에 그쳤다.

문제는 선진국이 백신 출시 초기부터 물량 대부분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해 자국 인구의 75%에게 기본 접종을 완료하고, 재고의 20%를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 사용한 뒤, 10%를 비상용으로 비축했더라도 7억6980만회분의 백신이 남았다. 에어피니티는 13일 발표에서 G7와 EU 국가들이 오는 3월까지 약 2억4000만회분의 백신을 유통기한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추정했다.

반면 저소득 국가의 상황은 절망적이다.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조직 코백스(COVAX)는 15일 발표에서 지난해 2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10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코백스는 공급 물량의 90%를 전액 기금으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코백스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세스 버클리 대표는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2022년에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부스터샷을 맞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1차 코로나19 접종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 중인 선진국들은 국제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남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고 있다. 13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유럽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저소득 국가들이 지난달에만 1억회분이 넘는 외부 백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저소득 국가에 들어가는 백신 자체가 유통기한이 임박한데다 현지 유통망이 부실해 제때 쑬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장관은 18일 의회 발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수십만회분의 백신을 유통기한 때문에 폐기했고 95%가 선진국에서 보내준 백신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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