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대 정시 비중 줄었는데 특목·자사고 신입생 늘어

권형진 기자 2022. 1. 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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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이후 정시비중 확대했지만 비율은 줄기도
"'정시 확대하면 특목·자사고 유리' 단정 어려워"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모습.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문재인정부 들어 '정시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SKY대학'(서울·고려·연세대) 합격생 중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출신 비율이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역대 대입을 보면 거꾸로 정시 비중은 줄었는데 특목·자사고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정시 비중을 확대하면 학교 내신이 불리해 정시에 집중하는 특목·자사고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다른 결과다.

23일 종로학원이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이용해 '2010~2021학년도 서울·연세·고려대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정시 선발규모 변화와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 사이에는 큰 관계가 없었다.

자사고 졸업생이 처음 대학에 진학했던 2013학년도부터 2021학년도를 보면 이들 3개 대학의 정시 비율은 29.7%(2013학년도)에서 21.0%(2019학년도)까지 줄었다가 다시 2021학년도에는 25.2%로 늘었다. 현재 진행 중인 2022학년도 대입은 22.4%, 2023학년도는 25.2%로 확대된다.

2013학년도에 비해 2019학년도 정시 비율이 대폭 줄었지만 특목·자사고 졸업생 비율은 2013학년도 36.0%에서 2019학년도 36.4%로 오히려 0.4%p 늘었다. 2019학년도보다 정시 비중이 높았던 2015학년도(정시 25.9%)와 2018학년도(정시 21.1%)의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각 35.3%, 36.2%로 2019학년도(36.4%)보다 낮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부정 의혹이 불거지자 정부가 2020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비중을 확대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2021학년도 정시 비중(25.2%)이 2019학년도에 비해 4.2%p 높아졌지만 이 해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1.9%p 감소한 34.5%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합격생 중 특목고 자사고 비율 추이. (종로학원 제공) © 뉴스1

대학별로 봐도 고려대는 2019학년도 정시 선발비중이 15.0%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그해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34.7%로, 2010학년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정시 선발규모가 축소됐지만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10학년도 이후 특목·자사고 합격생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해가 있다. 2013학년도다. 이들 3개 대학의 정시 선발비중은 같은 기간 44.7%에서 29.7%로 낮아졌는데, 특목·자사고 합격생은 22.5%에서 36.0%로 높아졌다.

2013학년도는 이명박정부 때 대거 출범한 지역단위 자사고 졸업생이 처음 대학에 진학한 해다. 이후에는 정시 선발비중과는 크게 상관없이 특목·자사고 출신 합격생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도 'SKY대학' 합격생 중 특목·자사고 학생이 대거 합격하는 양상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수시 비중을 높이면 일반고가 유리하고 정시 비중을 높이면 특목·자사고가 유리할 것이라는 정책적 기대가 큰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고려대, 연세대, 서울대는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에 따라 정시 선발비중을 2023학년도에는 40.7%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10학년도 이후 정시 선발규모 변화에 따른 특목·자사고 합격생 추이를 봤을 때 정시 선발규모 확대로 특정 고교 유형의 유불리가 즉각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속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일반고에서 내신 중심의 수시 전형에 집중했던 경향으로 볼 때 정시 확대로 특목고, 자사고 비율이 일시적으로는 다소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특정 고교유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들다"며 "고교뿐 아니라 수험생 입장에서도 수시, 정시를 균형 있게 준비하려는 노력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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