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 '아찔'.."감속기 고장 추정"
(포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지난 22일 발생한 경기 포천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는 감속기 고장 때문으로 잠정 추정됐다.
23일 포천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스키장 상급자 코스 슬로프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리프트가 갑자기 역주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났다.
시 관계자는 "당시 리프트에 타고 있던 이용객들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리프트가 잠시 멈추는 듯하더니 갑자기 뒤쪽으로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타박상을 입은 7살 어린이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러 명이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다쳤지만,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으며 45명이 타박상을 입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멈춰 선 리프트 재가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공중에 매달린 탑승객 100여 명을 구조했다.
구조작업은 오후 5시 13분까지 이어졌고, 일부 탑승객은 2시간 넘게 공중에서 공포와 추위에 떨어야 했다.
포천시는 이용객 구조작업을 마치고, 바로 현장에서 시 주관으로 베어스타운 관계자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참여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사고 리프트 포함 전체 리프트 5기의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시는 이 사고의 발생 원인을 리프트 감속기 기계 고장으로 추정한다.
리프트가 멈추자 비상 엔진을 가동한 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10월 중순 베어스타운의 스키 리프트 등을 정기 점검했으며 점검에서 이상이 없어 적합 확인증까지 발급했다.
이어 베어스타운은 지난달 정식 개장을 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 시와 경찰은 크레인이 사고 현장에 진입해 무거운 감속기를 들어 올려 분해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천경찰서도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감식을 준비 중이다.
포천경찰서 관계자는 "감식 일정은 국과수, 리프트 전문가 등과 협의 중"이라며 "기계 장비 감식이라 전문가와 별도의 장비도 필요해 일정이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고 피해자들을 접촉해 피해 정도와 당시 상황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단순 기계 결함에 따른 오작동인지, 리프트 운행자 조작실수인지 등을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 등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베어스타운에서는 2005년과 2006년 리프트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3일 오후 7시께 중급자 슬로프 리프트 2대가 7m 정도 아래로 추락해, 리프트를 타고 있던 탑승객 7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해당 리프트는 10분가량 멈춰 서 있다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005년 2월 3일 오전 9시 45분께에도 탑승객 50명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리프트 1개 면이 1시간여 동안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06년 스키장 사고는 스키장 측이 리프트 부품을 제때 교체하지 않고 검사기관의 안일한 점검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인 것으로 밝혀졌다.
포천경찰서는 당시 스키장 측이 수시로 실시하는 자체 점검 결과 리프트와 와이어를 연결하는 부품이 마모돼 30개를 단계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개장 전까지 일부만 교체하고 사고가 난 리프트는 교체하지 않았다.
또 검사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역시 지난 2006년 10월 23∼27일 이 스키장 리프트 의자 75개 중 무작위로 2개만 점검한 뒤 스키장 측에 전체 적합 판정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베어스타운 스키장은 23일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사고 수습과 피해 구제를 약속했다.
윤성대 베어스타운 대표는 사과문에서 "22일 리프트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과 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고객 여러분이 믿고 찾아주시는 베어스타운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이후 모든 리프트의 가동과 스키장 영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 완벽히 점검이 완료되고 안전이 담보된 후에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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