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비난 봇물..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 후폭풍 [스경연예연구소]

김원희 기자 2022. 1. 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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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과 관련 지탄의 목소리를 높인 유연석(왼쪽부터), 태연, 정선아, 조수미, 김효진. 사진 각 SNS


KBS1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경찰 고발이 진행되고, 대중은 물론 연예계 스타들의 강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동물보호단체에서 공개한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 촬영 영상이 스포츠경향에 의해 알려지며 대중에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서는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바닥에 쓰러트리는 모습이 담겼으며, 이후 해당 말이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대중의 분노가 하늘로 치솟았다.

스타들도 참지 않고 지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22일 스포츠경향에 “어떤 식으로든 동물이 착취당하고 죽음까지 이르는 일은 법으로도 처벌이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번 사태로 동물이 출연할때 미디어 방침(가이드라인)이 제대로 만들어져 모든 방송 출연에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유연석은 “더 이상 돈과 시간에 쫓겨 동물들이 희생 당하는 촬영 현장은 없어야 한다”고, 공효진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김효진도 카라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스턴트 배우님도 하루빨리 완쾌하시길”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소녀시대 태연은 “영상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식의 촬영을 하다니.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이건 너무 끔찍한 짓이다. 도대체 누구의 발상이냐”고 분노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이게 말 못 하는 짐승에게 할 짓이냐. 정말 치가 떨린다”며 동물자유연대의 청원 동참을 독려했다.

동문권 보호단체 카라는 ‘태종 이방원’ 촬영 책임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SNS


지난 20일 동물권 보호단체 카라가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카라는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도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KBS는 동물 학대 논란이 터지자 곧바로 공식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대중들은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등의 내용을 들며 “얼마나 오랫동안 저런 방식으로 촬영을 해온 거냐” “앞선 사극들도 다 의심스럽다” “논란이 되고 나서야 말의 상태를 확인하다니”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 및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재돼 12만9000여명(23일 기준)의 동의를 얻었다.

‘태종 이방원’은 해당 장면이 포함된 7회의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과 2주간 결방으로 잠시 쉬어가며 재정비할 것을 알렸으나, 악화된 여론을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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